매일신문

독자마당-한자확산 신문이 나서야

요즘 서점에 가보면 한자 시험을 위한 교재들이 많이 나와있다.

언어란 모름지기 자주 쓰지 않으면 잊혀지기 마련인데 한자 자격증만 따고 나서 활용할 데가 없어 그 의미가 시들어 버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한글의 과학적인 체계랄까 순수한 우리말의 아름다움은 어떤 언어에도 비교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공부하면서 가끔씩 일본소설을 읽다 보면 뜬금없이 우리말에서도 쓰는 한자어임에도 왠지 다른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 올 때가 있다.

한자어의 운치라는 것이 있다고 본다.

한국 소설에도 생소한 한자어 옆에 한글로 토를 달아놓는 것도 그런 뜻이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

언제부턴가 교과서에서 한자가 사라지고 신문도 한글로 찍혀진다.

이젠 동사무소에 가도 한자로 쓰여진 양식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한자 자격증이 유행하는 건 그런 획일화의 역효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은가.

신문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매일신문에서 조금씩 한자를 섞어쓸 용의는 없는가. 십여년간 익숙해진 한글신문에 갑자기 한자를 쓰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토를 단다든지, 사설만이라도 한자를 많이 쓴다든지, 인터넷 기사만이라도 한자를 쓴다든지 하는 점진적인 방법이라면 크게 부담되지 않을 것 같다.

적어도 이런 조그만 노력들이 모순된 한자 열풍을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는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종하(대구시 비산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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