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선정했는지는 모르지만 '여자에게 준 최고의 선물 톱10'이라는 글이 재미있다.
그 순서는 이렇다.
①안토니오가 클레오파트라에게 준 키프로스, 페니키아, 시리아, 아랍의 일부(클레오파트라가 값비싼 진주 2개를 와인잔에 넣어 안토니오의 건강을 빌며 축배를 든 데 대한 선물) ②무굴제국 황제가 죽은 아내를 위해 15년간에 걸쳐 지은 타지마할 ③짐 브래디가 여배우 릴리안 브래드에게 준 보석장식 자전거 ④리처드 버튼이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선물한 69.42 캐럿짜리 다이아 ⑤오나시스가 재클린 케네디에게 결혼선물로 준 스콜피오스섬 ⑥파우스트가 시골처녀 마르가르테를 위해 자신의 영혼을 메피스토펠레스에게 팔기로 한 계약 ⑦야구선수 디마지오가 마릴린 먼로의 무덤에 주 3회씩 바친 장미꽃다발 ⑧안나 자비스가 자신의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끈질기게 요구해옴에 따라 미국의회가 어머니의 날을 공식 인정 ⑨셰익스피어의 사랑의 선물인 11편의 소네트 ⑩오스만 터키의 슐레이만 황제가 노예 록셀레나와 결혼하면서 준 자유.
최근에 인기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혼외정사 속죄의 의미로 아내 빅토리아의 생일선물로 마련한 100만 파운드(한화 20억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도 어금버금 톱10과 겨룰 만하겠다.
베컴의 경우 엄청 화가 난 아내 때문에 곤욕을 치르긴 했겠지만. 5월은 살림살이 빠듯한 서민층에겐 '선물' 부담감이 적지않은 달. 우리의 뿌리깊은 체면문화 때문일까, 갈수록 선물할 이유도 많아지고 내용물도 고가화되는 추세다.
서구의 간단한 선물문화를 부러워하면서도 선물할 때면 "주고도 욕먹지 않기 위해" 지갑의 먼지까지 탈탈 터는 것이 우리들이다.
선물에 관한 가장 가슴찡한 에피소드 중 하나는 오 헨리의 단편 '크리스마스 선물' 속 딜링햄 부부의 이야기 아닐까. 남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주고 싶지만 수중에 1달러 87센트밖에 없는 가난한 아내는 결국 황금물결 같은 머리칼을 잘라 시계줄을 사고 남편은 시계를 팔아 아내가 갖고 싶어하던 장식빗을 사서 서로가 놀라면서도 감동하는 부부.
그 모습에서 선물은 결국 '마음'임을 재확인하게 한다.
사실 마음의 눈으로 보면 도처에 선물들이 널려있다.
아놀드 베케트가 말했듯 "아침에 일어나면 마치 마술이라도 부린 듯 주머니 속에 가득차 있는 24시간"도 그러하고, 무상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사계(四季), 봄날의 새소리, 뺨을 스치는 미풍, 자식의 웃음 하나로 주름살 펴시는 부모님, 신이 내린 선물인 자녀들…. 또하나 절대 잊지 말 것은 우리 자신도 이 세상 누군가에게 소중한'선물'이라는 것.
전경옥 편집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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