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한미군 4천명 이라크 차출 합의

한.미 양국이 주한미 2사단 1개여단을

차출, 이라크에 파견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의 공백에 따라 연합방위 태세와 대북 억지력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군사적 보완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차출된 주한미군 병력의 한국 복귀 여부에 대해 추후 협의

하기로 해 주한미군의 조기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이에따라 오는 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하고 이번주중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외교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스티브 해들리 미국 백악관 안보부보좌관은 17일 오전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

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성공적인 이라크 주권이양을 위해 주한미 2사단 1개여단

의 차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고, 반 장관은 이에 대해 이해와 동의를 표시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해들리 안보부보좌관은 "주한미군 1개여단을 이라크에서 차출하더라도 한미 연

합방위능력을 저해하지 않을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며 "필요한 군사적 보완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기술적 사항 등 내부준비 기간이 필

요하므로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특히 "한국군의 이라크 추

가파병도 조속히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반 장관은 "최근 이라크 사정을 감안할 때 미국측의 구상이 불가피하지만

차출로 인해 연합방위 태세에 어떤 영향이 있어서도 안된다"고 강조하고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은 정부간 약속이니 절차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차출병력은 1개여단 4천명 이내로 항공.기갑.포병 전력을 제외한 보병

위주로 구성돼 주한미군 전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한미군의 차출은 부대 재편성 작업과 장비 및 시설 이사준비, 군사행정적

조치를 감안할 때 8∼9월께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관련, AP통신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 "주한미군 일부의 이라크 이동배

치가 올 늦여름쯤 예정된 이라크 주둔 미군의 차기순환 배치의 일환으로 이뤄질 것"

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주한미군 차출은 이라크 정정불안 확산에 따른 일시적 전력보강 차원을 넘

어 주한미군의 실질적인 감축과 장기적 재배치 계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한.미 양국의 협의결과와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김 숙(金 塾) 외교부 북미국장은 "차출부대가 (이라크내 임무종료후) 한국에 복

귀할 지는 나중에 협의할 사안"이라며 "정부는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계획(GPR)에 따

라 주한미군 규모 조정 문제가 언젠가 제기될 것으로 판단, 대비해왔고 앞으로 한.

미간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해들리 부보좌관이 언급한 '군사적 보완조치'에 대해 "전투병력이 빠

지는 대신 해군과 공군 등의 화력증강 등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주한미군 차출과 관련없이 이라크 추가파병은 계획대로 이뤄질 것이라

고 밝히고 있으나 최근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파문 이후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추가파병 재검토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주한미군 차출에 따른 안보불안을 이유

로 재검토 여론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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