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의 첫 걸음은 인류의 생명과 건강, 나아가 지구 공동체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이런 환경운동이 꼭 거창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자신이 걸어온 길에서 출발해 신념을 갖고 환경 사랑 실천의 길로 접어든 소박한 환경운동가들을 소개한다.
"성직자라고 해서 교회 안에서 기도만 드리라는 법 있습니까? 환경문제도 인류의 생명만큼이나 고귀하고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요?".
정홍규(50) 대구 고산성당 주임신부는 스스로를 '시대와 호흡하는 종교인'이라고 말했다.
80년대에는 민주화의 부름에 몸을 던졌는데, 이제는 환경문제를 통해 시대와 호흡하고 있는 것이다.
정 신부는 '농촌 살리기' '어린이 환경학교' '친환경적인 생활협동조합'을 통해 생태적인 의식주 실천에 앞장서왔다.
지난해에는 새만금 3배 1보에 참가하기도 했고, 올 연말에는 솔라에너지 포럼에 참가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 신부는 지난 1990년 '생태적인 평화를 이루자는' 취지로 환경공동체인 '푸른 평화' 단체를 조직, 처음으로 친환경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곳을 통해 그는 소비자들이 출자해서 농산물을 생산자와 직거래할 수 있는 생활협동조합을 성서, 상인, 지산, 시지 등 4곳에 열었다.
생활협동조합의 주축은 새로 지어진 아파트의 주부들이었다.
"다국적.세계화 열풍이 불면서 우리네 식탁이 위협받고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졌어요. 토종을 살리고 우리 농산물을 살리는 길이 환경운동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정 신부는 우선 농촌 살리기에 매달렸다.
'우리 밀 살리기 운동', 유기농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한 살림 운동'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벌여 나갔다.
그는 지난 97년 'BMW농법'을 일본에서 배워 농가에 보급한 일이 가장 보람됐다고 말했다.
BMW농법은 축산폐수를 처리, 액체비료를 만드는 기술로 정 신부의 손에 의해 영천지역 돼지 축사 32곳에 보급됐다.
뿐만 아니라 인분으로 새로운 액체비료를 만드는 방법을 고안하느라 땀 흘리며 축사를 돌아다녔다고.
정 신부는 이외에도 어린이 환경교육을 위한 '오산자연학교'를 건립하고, '다시 쓰고, 줄여 쓰고, 재활용하고, 공해음식을 거부하자'는 의미의 4R운동을 제창하기도 했다.
틈 날 때마다 시민단체, 농촌을 방문해서 강연을 펼치고 학교급식에 친환경 농산물을 쓰자는 운동도 하고 있다.
"흔히 웰빙의 시대라고들 하는데 모두 자신의 몸만 생각해요. 이제는 타인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웰빙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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