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대여 기조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사안에 따라 공수(攻守)를 조절하면서 강온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쓸데없는 정쟁거리를 만들지 않으면서 필요할 때면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직접 나서 경고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이를 두고 열린우리당에서조차 "입만 열면 헐뜯기에 급급하던 한나라당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나라당 한선교(韓善敎) 대변인은 17일 이색 논평을 내놨다. 이날 입각을 예고하고 물러난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에 대해 "노고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는 논평을 낸 것이다. 심지어 "아무쪼록 정치입문 때 보여줬던 모습을 끝까지 견지해주길 바란다"며 덕담까지 건넸다. 4.15총선 당시 정 전 의장에게 가했던 '언어 테러'를 감안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또 지난 15일 탄핵 판결이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선 "대통령의 새 출발 의지를 환영한다(전여옥 대변인)"며 다소 '충격적인' 논평을 냈다. 박 대표의 탄핵 사과에 이어 노 대통령에 대한 환영 논평을 두고 당 내부에서조차 논란이 일 정도였다. 결국 노 대통령에 대한 '칭찬'이 머쓱했던지 논평을 낸지 30분이 안돼 '환영'이란 단어를 뺀 수정본을 다시 내놓기는 했다. 하지만 논평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반면 경제 문제와 '김혁규(金爀珪) 총리설'에 대해선 강도 높은 비판을 견지하고 있다. 박 대표는 17일 "국민 다수가 편안하게 느끼고 국가가 부강해지는 쪽으로 가야 개혁인데 개혁을 빌미로 경제 위기상황을 애써 외면하고 낙관론을 펴는 사람들이 있다"며 노 대통령의 경제 낙관론을 우회 비판했다.
또 김혁규 총리설을 두고는 연일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18일에도 "대한민국에 총리감이 그렇게도 없느냐"며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상생의 정치를 정직한 행동으로 실천하라(송태영 부대변인)"고 했다.
이 같은 강온양면 전략을 두고 정치권은 긍정과 부정의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달라진 야당상을 보여준다"는 긍정평가와 함께 "비난과 칭찬이 왔다갔다해서 헷갈린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한 당직자는 "박 대표체제 이후 당 기조가 많이 달라지긴 했다"면서도 "제2당으로 전락한 당 위상을 감안하면 야성(野性)이 부족한 감이 없지않다"고 꼬집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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