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端午)가 한.중간 논란이다.
한국이 '강릉 단오제'를 오는 9월 유네스코 세계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중국에서 시비를 걸고 나선 것이다.
이달 들어 중국 언론들은 주화평(周和平) 문화부 부부장이 "중국의 전통 명절인 단오절을 다른 나라가 먼저 등록하면 우리는 조상을 뵐 낯이 없다"고 개탄했다며 중국의 전통 문화를 보위해야 한다는 여론을 고양시켰다.
이에 따라 일부 독자와 네티즌들은 한국의 계획을 '문화 약탈'이라고 비난 했다.
▲단오는 중국에서 생겨 다른 나라에 전파된 것이기 때문에 중국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의 단오는 초(楚)나라 사람 굴원(屈原)의 죽음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왕족이던 굴원이 정적의 모함으로 유배를 당해 지방을 떠돌다 자살한 날이 음력 5월 5일이었고, 후세 사람들이 이날을 기리면서 단오절이 됐다는 것이다.
굴원은 '죽어서 세상의 유(類:모범)가 되고 자살로써 간(諫)하겠다'며 멱라수(汨羅水)에 투신했는데, '창랑의 물 맑으면 갓 끈을 씻고, 창랑의 물 흐리면 발을 씻겠다'는 구절로 유명한 '어부사(漁父辭)'를 읊은 시인이기도 하다.
▲국내 학자들은 중국쪽 주장에 대해 "강릉단오제는 지역의 수호신을 모신 성황제가 발전한 고유 축제이며, 옛 동예(東濊)때부터 오월제(五月祭) 성격으로 존재했다"며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일축한다.
중국 단오제와는 내용이 전혀 다르고 국제적으로도 이미 고유성과 객관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정부와 강릉시는 중국의 반발에 개의치 않고 유네스코 등록 신청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중국으로도 나름대로 논리가 있는 만큼 단오라는 이름을 간단히 뺏기려 하지는 않을 듯하다.
전인대 대표와 학자들이 단오절 법정 공휴일 지정 등을 포함한 전통문화 보호법 제정 작업을 벌이는 한편 단오제를 한.중 공동 문화유산으로 삼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형문화재는 기원에 관계없이 인류 공동의 자산"이라며 한국의 고유성을 인정하는 대신 단오의 중국 기원을 인정받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단오의 다른 이름인 '수릿날'의 어원만 해도 단오날 먹는 쑥떡 모양이 수레바퀴처럼 생겼기 때문에 수리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굴원이 수뢰(水瀨)에 빠져 죽었다 하여 수릿날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같은 한자문화권이어서 논란의 대상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강릉 단오제가 무탈하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지, 아니면 중국이 자신의 한몫하게 될지. 고구려 사적지를 중국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할려는 움직임과 관련해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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