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유가 태풍에 대중교통 풍속도 급변

'이제는 아껴야죠'

국제 원유값이 가파르게 상승, 휘발유 가격이 ℓ당 1천400원선을 위협하면서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이 늘고, 휘발유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유가 부담을 덜기위해 휘발유가 아닌 값싼 유사 휘발유를 찾는 운전자들도 최근들어 크게 늘어 '휘발유 소비 왜곡'이라는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대구지하철공사에 따르면 5월들어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은 하루 평균 15만617여명으로 지난 1월의 12만5천359명, 4월의 14만5천994명과 비교할 때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하철을 많이 타고 도심으로의 자가용 운행을 자제하다보니 감시 카메라에 단속되는 차량도 크게 줄었다.

대구경찰청이 지난 1월과 2월 2개월동안 무인단속카메라를 통해 적발한 속도 위반 승용차가 모두 1만2천여대에 이르고 있지만 3, 4월 두달동안에는 9천300여건으로 무려 22%나 줄어든 것.

또 이달 들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도 지난해 5월과 비교할때 평일은 26만여대로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주말 행락 차량은 줄어들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은 주말인 지난 16일 26만4천대, 9일 28만5천대로 지난해 5월의 주말 평균 29만대와 비교할때 조금씩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

이와 함께 휘발유 판매량이 큰 폭으로 줄고, 유사 휘발유를 찾는 운전자도 늘고 있다.

대구 주유협회 김태복 회장은 "5월들어 휘발유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정도나 감소했고, 경유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10%가량 떨어졌다"며 "문제는 차량의 통행량이 휘발유.경유의 판매량 감소분만큼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 세녹스와 LP파워 등 유사 휘발유에 이어 최근에는 유사 휘발유를 만드는데 필요한 '에나멜(솔벤트)'와 '소부시너(톨루엔)'를 페인트 가게에서 구입, 위험을 무릅쓰고 유사 휘발유를 직접 만드는 운전자들도 적지않게 생겨났다.

또 페인트 가게 등지에서는 에나멜과 소부시너를 판다는 현수막과 입간판을 경쟁적으로 내걸고, 유사 휘발유 제조 비법도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주유소 업주인 이모(58)씨는 "휘발유 공급가는 계속 오르지만 인근 업소의 눈치를 살피느라 가격은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줄어든 손님의 상당수가 유사 휘발유를 찾는 것 같아 고유가가 끝나더라도 유사 휘발유로 손님이 몰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상헌.문현구.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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