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삶의 이정표를 찾아서

누구나 '훌륭한 삶'을 꿈꾼다.

그러나 어떤 삶이 훌륭한 삶인가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답을 찾기 힘들다.

사람마다 삶에서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그 삶에 대한 평가 기준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스스로 만족한 삶을 살았거나, 살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훌륭한 삶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 뿐이다.

최근 출판계에서는 독특한 삶을 산 사람들의 평전이나 자서전 출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거기에는 자연에 귀의하거나 권력을 좇는 사람들에서부터 굴곡이 심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까지 다채로운 삶의 모습들이 투영돼 있다.

무수한 씨줄과 날줄로 짜여진 옷감처럼 저마다 무늬와 빛깔이 다른 사람들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삶의 새로운 이정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류를 너무 사랑하기에…

▲사막과 함께한 삶='수첩을 들고 사막을 산책하다'는 '마지막 박물학자' 또는 '사하라에 미친 사람'으로 불렸던 프랑스의 지식인 테오도르 모노(1902~2000)의 삶을 기록한 평전이다.

스무 살의 모노는 우연히 아프리카로 파견되는 기회를 얻었고, 그것은 그의 운명을 결정짓는 계기가 됐다.

사하라 사막의 풍경이 그에게 지적 흥분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나는 내 삶을 아프리카에서 보냈고, 거기서 많은 것을 해보고 싶은 유혹을 느꼈습니다.

처음에 나는 동물학자였지만, 사막을 따라가면서 결국은 화석과 식물 등 모든 것을 다 주웠지요. 그러다 보니 나는 식물학자가 되고, 지질학자도 되고, 인류학자도 되고, 고고학자도 된 것입니다". 모노는 또 평생 폭력과 전쟁을 거부하는 '지적 시위'를 통해 인류 문명의 오만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줄기차게 고발했다.

그는 특히 핵에 대해 "우리의 생명과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담보로 잡고 계속 죽음을 향해 전진하는 것"으로 묘사하면서 핵개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 노력했다.

*사바나에서 하버드까지

▲미국의 교사가 된 마사이족 전사=아프리카 케냐 북부 사바나지역에 있는 마사이족인 아리알 부족 소년 레마솔라이. 케냐 사회에서도 맨 밑바닥 계층 출신인 소년은 풀을 찾아 소 떼를 몰고 다니는 전통적인 생활이나, 도시로 나온 뒤 식당에서 손님들을 위해 새총으로 원숭이를 쫓아주고 푼돈을 버는 마사이족의 삶에서 벗어나려고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를 했다.

그리고 10대 후반에 고향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에서 레마솔라이는 대학을 마쳤고, 버지니아주의 사립 랭글리고교 교사로 채용돼 미국 청소년들에게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마사이 전사 레마솔라이'는 굳은 의지로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하버드대 석사가 되기까지 스스로 삶을 개척한 마사이족 청년이 자신의 목소리로 쓴 성장기다.

지금도 방학 때면 고향으로 달려가 마사이 전통복장을 입고 소 떼를 몰고 초원으로 나가는 레마솔라이는 100여명의 유목민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줬고, 케냐 정부에서 주는 '위대한 전사 훈장'의 최연소 수상자가 됐다.

*'송가왕조' 막내딸의 여정

▲'권력을 사랑한' 여인의 삶='송미령 평전'은 중국 현대사의 주역이었던 장개석 전 대만 총통의 부인인 송미령을 다루고 있다.

지난 해 10월 10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그녀는 20세기 중국사의 화두이자 대표적인 상징 아이콘이었다.

'송가왕조'로 알려져 있는 송미령 가문의 큰딸 송애령은 금융 재벌이던 공상희와, 둘째딸 송경령은 부친의 친구이자 중국혁명의 아버지인 손문과, 막내딸 송미령은 22년간 중국 대륙을 통치한 국민당 총통 장개석과 결혼했다.

이들을 두고 '송애령은 돈을 사랑했고, 송경령은 중국을 사랑했으며, 송미령은 권력을 사랑했다'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

중국의 운명을 가른 1936년 12월 12일 '서안사변'을 비롯해 1943년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 초청으로 이뤄진 미국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의 연설 등 수많은 신화에 둘러싸인 송미령의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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