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최근 시중 물가까지 뜀박질하면서 중소도시를 비롯한 농촌지역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안동시내 아파트 밀집지역인 용상동의 경우 대낮에도 아파트 주차장은 승용차가 빼곡히 주차해있다.
용상현대아파트 경비원 김시인(56)씨는 "요즘 승용차를 세워두고 시내버스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다"며 "종전에는 주말이면 가족나들이로 주차장이 텅 비었으나 지금은 주말에도 외출하는 가족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또 안동지역에서는 고추, 쌀, 참깨, 사과, 돼지고기, 콩, 마늘 등 농축산물 값이 최저 15%에서 최고 200% 이상 올랐다.
주부 이영순(46.안동시 용상동)씨는 "2, 3일에 한번씩 장보기를 했으나 요즘은 물가가 너무 올라 1주일에 한 번 정도 시장에 간다"고 말했다.
불황이 이어지면서 쓰레기 야간 불법투기도 늘어나 안동시는 지난 10일부터 7개 반 43명의 쓰레기 불법배출 및 투기단속에 나섰다.
유종광 청소행정담당자는 "야간 국.지방도변에서의 장롱, 냉장고 등 대형 쓰레기 투기가 늘고있다"며 "5천~2만원 사이의 수거 처리비가 부담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예천지역도 오후 8시만 되면 읍내 상가 대부분이 문을 닫아 시가지가 암흑천지로 변한다.
박일식(41.예천읍 남본리)씨는 "읍내 상가 거의가 도무지 장사가 안된다고 하소연한다"며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대변했다.
농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무밭에서 만난 장연서(68.여)씨는 "아직도 밤 기온은 쌀쌀하지만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보일러는 가동 못하고 장작을 땐다"고 말했다.
장씨 남편 김우정(66)씨도 "경운기, 관리기, 트랙터, 벌크기 등 농기계는 많지만 농사를 지어 농기계 기름 값도 못대는 실정"이라며 한숨지었다.
지난달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농가 평균 부채는 2천697만1천원으로 이는 지난 1993년의 농가 평균부채 682만8천원과 비교하면 10년만에 무려 4배나 폭증했다.
이런 가운데 농지와 농산물 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청송군 현동.현서면과 안동시 길안.임동면 등지는 지난달 서리 피해까지 겹쳐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영양군 석보면의 경우 중국산 배추가 수입되는 바람에 논 배추 값이 폭락해 농민들은 씨앗.비료값 등 생산비도 건지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 2월말 5t 트럭 기준 산지 배추 시세는 300만원을 웃돌았으나 지금은 70만원선에 그치고 있고, 본격 모내기가 시작되면 30만원선까지 폭락이 예상되고 있다.
농가들이 보관중인 건고추도 지난달까지 600g당 5천500원선에 거래됐으나 최근 중국산 김치 및 양념류 수입 증가로 4천200원선으로 값이 떨어져 농민들은 영농비와 자녀 학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안동 장영화.청송 김경돈.예천 마경대기자
사진 : 유가 폭등으로 승용차를 세워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이 늘면서 안동시 용상동 아파트 주차장에는 한낮인데도 승요차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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