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놀이터 없애 차세우다니

대구 서구 내당동의 광장타운 1차에서 살고 있다.

단지내에 지하주차장이 없는 관계로 주차난이 심각해 어린이 놀이터를 없애고 그네와 미끄럼틀 대신에 자동차를 세운다고 한다.

마침 여덟살짜리 딸아이와 함께 놀이터 앞에 있을 때 절단기로 놀이기구를 절단하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내에서 유일하게 흙을 밟을 수 있고 차 걱정을 안 해도 되는 곳이 바로 놀이터이다.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 조심스레 놀이터가 없어짐을 설명해 주었다.

딸아이가 하는 말이 "아빠, 놀이터를 왜 없애요? 그럼, 우린 어디서 놀아요? 아빠, 어른들은 차 세우려고 놀이터를 없애나? 어른들은 참 나쁘다". 망연자실 어깨가 처져있는 딸아이에게 이해를 시킬 수 있는 대답을 찾을 수 없었다.

아파트에는 지하주차장이 없어서 주차할 곳은 부족하지만 테니스 코트는 3면이나 있다.

놀이터는 2개가 있지만 하나는 아이들이 많이 있는 세대쪽에 있고 다른 하나는 3분의 1만한 크기로 아이들이 거의 없는 세대쪽에 있다.

작은 놀이터 앞동에서 넓은 놀이터로 와서 노는 아이도 많다.

그런데 정작 없어도 될 테니스장은 그대로 두고 후미진 구석에 조그마한 놀이터 하나 남겨두고는 아이들이 제일 많이 놀고 있는 놀이터를 철거하고 있다.

작은 놀이터는 면적이 너무 작아 차를 몇 대 못 세워서 넓은 놀이터를 없앤다고 한다.

여유가 있으면 체육시설로 테니스장도 있으면 좋겠지만 아이가 있고 없고를 떠나 테니스를 치거나 안 치거나 놀이터가 철거 1순위는 아닌것 같다.

입주자 대표와 관리사무소 측은 당장 공사를 중단하고 어린이놀이터와 테니스장 중 어느 쪽을 없앨 것인지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찬반투표를 실시하여야 하며 결과에 대해 충분히 공지한 이후에 공사를 실시하여야 할 것이다.

최준현(대구시 내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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