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지도부 선거가 이념논쟁 차원을 넘어 상대 후보측에 대한 무차별 공격에 나서는 등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이념적 차이가 분명한 당내 양대 파벌(PD성향의 좌파계열과 NL성향의 전국연합 계열) 사이의 격론은 예상됐지만 최근에는 '삐라' 수준의 흑색선전 유인물이 온라인 상으로 번지면서 후보자간 인신공격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한 후보의 지지자라고 밝힌 네티즌은 최근 당 홈페이지를 통해 장문의 글을 올렸다.
제목은 'A 후보를 지지하며'라고 적혔지만 내용은 다른 후보의 실명을 거론하며 "지난 대선에서 다른 진보정당과의 밀실통합을 추진해 당내 분란을 일으킨 바 있다.
겉과 속이 다른 권력 욕심에 가득찬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이같은 지적을 받은 후보측은 23일 반박 유인물 배포를 시도했으나 당 지도부의 만류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인물에는 "대중투쟁밖에 모르는 빈곤한 정책 인식에 혀를 찬다.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무지를 드러내고 있는 후보야말로 당의 진로를 걱정스럽게 하는 요소"라고 적혀 있었다는 것.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선거에서는 현안에 따른 후보자간 이념적 대립이 갈수록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사무총장 선거에 나선 김창현 후보는 23일 토론회에서 "당내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견해차이는 근본적으로 친소관계로 묶인 각 분파의 분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당내 각 그룹의 중앙당 등록 의무화를 주장하고 있는 김기수 후보는 "민노당에는 현재 계파는 있어도 정파는 없는데 무슨 소리냐"며 일축했다.
정책위의장 경선에서도 전국연합 계열인 이용대 후보의 "약자인 북한을 편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좌파계열측 주대환 후보는 "무조건 북한편을 들겠다는 식의 정책을 내세우는 것은 무지에서 나온 발상이다.
인권 문제 등 비난할 것에 대해서는 강력히 경고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같은 과열선거 양상에 대해 네티즌들의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노골수 당원'이라는 한 네티즌은 중앙당 게시판을 통해 "당의 분열 양상과 꼬투리 잡기식 선거에 대해 탈당을 각오하고 싸우겠다"고 밝혔고 다른 네티즌도 "우리가 언제 벼슬이 그리워, 자리가 탐이나 운동했소? 존경이나 신뢰는 자신의 무한한 헌신이 수반될 때 가능한 것 아니오"라며 후보자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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