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에 처음 시장에 발을 들여 이제 어엿한 사장이 됐어요".
동산상가 지하 경동상회 이우현(45)씨는 서문시장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유명하다.
어릴때 고향인 경북 고령을 떠나 그릇가게에서 배달을 하기 시작한 이씨는 30년이 넘도록 한우물만 파 지금은 50여평 규모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점원 시절부터 한번도 '월급받는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 가게'란 생각으로 정성을 다해 온 이씨는 신임을 받아 1991년 가게를 인수받았다.
지금은 '경동상회'란 상호로 운영하고 있으며 1998년엔 중앙도기를 인수했다.
"처음 가게를 인수했을 때는 꿈만 같았어요. 2,3천원 수금하러 수성시장, 남부시장, 남문시장 등으로 자전거를 타고 비를 맞으며 다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이씨는 작은 체구로 무거운 그릇 배달을 마다하지 않았고 무엇이든 자신의 일처럼 최선을 다했다.
점원 시절 월급을 몽땅 적금을 부을 만큼 절약해서 동생들도 다 결혼시켰다.
이씨는 점원 시절 어깨너머로 수십년간 익혀온 장사 요령을 바탕으로 가게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2001년엔 '장인칠기'라는 상표로 상품을 실명화해 환불, 교환 등 AS까지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타 상품과 차별화하고 있다.
"시장은 싸구려 물건에다 AS가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바꿔야 해요. 그것을 위해 내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브랜드를 만들어낸 겁니다".
30년 넘게 시장에서 삶을 꾸려온 이씨는 요즘 안타까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형소매점, 인터넷 쇼핑몰 등 유통환경이 급변한데다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상인들도 고객 중심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상품의 질은 물론이고 정찰제 실시, 복장 단일화, 문화공간 확보 등이 시장 상권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될 수 있겠지요". 이씨는 틈만 나면 이웃 상인들에게 시장 분위기를 바꿔보자며 설득에 나선다.
이씨는 어떤 경우에라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이 자신의 장사 비결이라고 말했다.
"제겐 더이상 두려울 것은 없습니다.
원래부터 가진게 전혀 없었기 때문이죠. 태어날 때부터 제 인생은 IMF였는데요, 뭘. 제게는 이만큼 해낼 수 있다는 용기만 남아있습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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