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버스파업, '과도한 요구'에 '배짱 대응'

대구시내버스 노조가 '시민의 발'을 볼모로 지

난해에 이어 25일 또다시 파업을 강행하자 노사 양측과 대구시의 협상 노력 부재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시내버스의 이번 파업은 예년에 비해 무리한 요구 조건을 내건 노조와 그동

안 양보안을 전혀 제시하지 않은 사용자 단체의 배짱 대응, 대구시의 중재 노력 부

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요약된다.

노조는 '준공영제 도입 전제 기준임금 10% 인상(전제조건 수락이 없을 경우 15%)

' 등 최종안을 제시하고 지난 24일 오후 7시부터 3시간 가량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서 열린 3차 조정회의에 참석, 사용자단체인 대구시버스운송사업조합측의 양보를 요

구했다.

노조는 그러나 막대한 경영적자를 명분으로 "준공영제 도입 약속 없이 임금인상

은 없다"면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선 사업조합측의 주장에 부닥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사실 노조측의 파업 돌입은 그동안의 협상 진행 상황을 돌아볼 때 어느정도 예

견된 것이었다.

노조는 2월 5일부터 지난 6일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사용자 단체인 대구시버

스운송사업조합측과 기준임금(기본급+연장야간근로수당) 16.4% 인상을 요구하며 임

금협상을 벌였으나 한치의 양보도 없이 강경을 고수한 사업조합측과 입장차를 좁히

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7일 임금 인상률을 16.14%로 수정한데 이어 지난 17일 15%로, 지난

24일에는 준공영제 도입을 전제로 임금 10%인상으로 3차례에 걸쳐 수정안을 제시했

다.

그러나 노조의 이번 임금인상 요구는 지난해 9.15%의 인상을 요구했다가 파업하

루만에 사용자측과 6% 인상에 합의한 것에 비춰볼때 처음부터 요구 수준이 과도했다

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이에비해 사업조합측은 막대한 경영적자를 내세우면서 협상 초기 '임금동결'에

서 "준공영제 도입 약속 없이 임금인상 없다"로 한 차례 입장 변화가 있기는 했지

만 사실상 시종일관 임금동결만 주장, "협상의지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 대구시도 조정중지 결정 직후인 24일 오후 11시부터 시청 상황실에서 시의원,

시민단체, 교수, 언론, 공무원 등 11명으로 구성된 '시내버스 임단협중재 시민위원

회' 3차 회의를 열어 최종 협상테이블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 마저도 노조측

의 불응으로 위원회 자체가 열리지 못하자 속수무책으로 파업 돌입 시점만 기다리는

안일한 모습을 보였다.

노사 양측은 대구시가 준공영제 도입 약속을 해줄 경우 협상 타결 용의가 있음

을 내비쳐 버스업체의 경영안정화와 노조원들의 임금인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준공영제를 위해 시민의 발을 볼모로 파업을 강행한 것이라는 지

적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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