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변신, 아줌마! 김유옥씨 부부

'들꽃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42세 주부입니다.

맏며느리 노릇, 세 자녀의 어머니 노릇을 하다 보니 이제는 들꽃과 같이 숙연해져서 순리에 순응하게 되었어요. 아직도 콩깍지가 벗겨지지 않은 우리 남편, 거기에 두 딸(중3, 중1)과 아들(초등5). 일하느라고 집안 일에 소홀한 부분을 채워주는 가족이 있어 행복한 주부입니다.

그래서 예쁜 모습으로 감사의 보답을 하고 싶어서…'.

'변신! 아줌마' 코너에 사연을 보내온 김유옥(42.대구시 동구 방촌동)씨는 올해가 결혼 17주년이라고 했다.

그때 당시는 야외촬영 같은 게 없어 동네로 이사오는 신혼집 벽에 웨딩 촬영 사진이 걸려있는 걸 보면 너무 부러웠다고 한다.

남편 김재현(46)씨에게 늦었지만 웨딩 촬영을 한번 해서 벽에 걸어두자고 얘기하기도 했지만 그도 쉽지 않은 일. 5월 21일 '부부의 날'을 기념해 웨딩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너무 기뻐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였다고 했다.

촬영 전날인 '부부의 날'을 어떻게 보냈느냐고 묻자 김씨는 "부부의 날에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어요. 이렇게 남편과 같이 웨딩 촬영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라며 즐거워했다.

조금은 쑥스러워하는 남편과 함께 아침 일찍 메이크업을 받으러 온 이 부부는 새삼스레 연애시절 추억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제가 고3때 친구들과 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빌려와 사진을 찍고는 다시 돌려주기 위해 그 카메라를 빌려준 사람의 친구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군대에서 포상휴가 나온 남편을 처음 만났어요".

그후 한 1년동안 서로 얼굴도 보지 못한 채 편지를 주고받았다는 두 사람. 제대를 하고 몇 년간 서로 소식도 모른 채 지내다가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 친구를 통해 서로의 소식을 전해 듣고 다시 만나 1년간 연애를 하고 결혼하게 됐다고 한다.

"남편이 군 복무할 때 제가 보냈던 편지를 계속 간직하고 있었어요. 다시 만났을 때 남편이 그 편지를 모두 복사해서 제게 전해줬을 때 정말 감동했고 믿음이 생겼어요".

그 편지는 김씨가 남편에게 결혼을 승낙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했다.

"전방에서 군생활을 했는데 사실 군 안에서는 사제 물품을 보관할 수 없는 게 규칙이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육군본부에서 감시라도 나오면 편지를 산에 파묻어 놓았다가 다시 꺼내기를 몇 차례 반복해야 했어요".

남편 김씨는 그 편지의 힘으로 군생활을 참 재미있게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아내 김씨는 친정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고 친정 어머니는 결혼 당일까지 반대하셔서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귀여움을 받던 막내딸이 넉넉하지 못한 집 5남매의 맏며느리로 시집가는 걸 원하지 않으셨던 것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잘 살자!"고 다짐하며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결혼이라는 것은 서로 살아온 환경이 다르듯 서로 참고 배려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편 김씨는 끝까지 웃음을 누릴 수 있는 가정을 만드는 것이 자신의 삶의 최상의 목표라고 했다.

다섯식구 중 한명이라도 빠지면 외식도 안 할 정도로 가족애가 넘치는 가정. 뭐니뭐니 해도 가족의 소중함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이들 가족은 식구들이 함께 외식하는 것도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아침식사만큼은 가장 일찍 나가는 딸의 시간에 맞춰 꼭 함께 한다고 했다.

아내 김씨는 3년째 일하고 있는 모델하우스의 안내 도우미 일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뒷바라지를 하며 바쁜 시간 속에서도 유일하게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방문객이 없을 때는 책도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귀금속중개업을 하며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고 있는 남편 김씨는 전에 하지 않던 가사일까지 거들면서 아내를 아껴주고 있다.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아내 김씨는 돌아가신 친정 어머니가 생각난다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듯했다.

너무 결혼을 반대했던 어머니.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죄송스럽다고….

부케를 들고 남편과 다정히 포즈를 취한 그녀. 아마도 이 시간이 이들 부부에게는 앞으로 살면서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변신! 아줌마' 진행팀은 어린 신부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화사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볼륨이 많이 들어간 실루엣의 웨딩드레스로 귀여운 이미지를 연출하기로 했다.

메이크업은 약간은 어두운 피부를 밝고 화사하게 표현하는데 신경썼다.

요즘 어린 신부들은 순수해 보이도록 누드톤의 눈화장을 많이 하지만, 40대인 김씨에겐 핑크와 보랏빛 색조로 좀더 젊게 표현했다.

볼화장과 입술화장도 핑크빛 색조를 이용했다.

김씨의 머리가 단발머리여서 뒷가발을 이용해 귀 옆머리를 한쪽으로 내리면서 좀더 성숙하고 단순한 멋으로 한층 더 여성스러워 보이도록 연출했다.

▨진행.스태프진: 메이크업.코디-윤지은(윤 토탈코디네이션 대표), 웨딩 헤어.드레스 협찬-서상희(이상수 포토갤러리 실장), 웨딩 사진-이상수 포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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