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설>버스파업 장기화로 가나

대구의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된다.

버스 노사의 갈등과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어 왔지만 올해는 버스 노사의 분위기가 예전과 크게 다르기 때문.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 중 하나는 파업 해결의 명분이 없다는 점이다. 파업을 막기위해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다 파업에 들어갔을 경우 추가 협상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올해는 노사가 줄기차게 각각 동결과 두자릿수 인상을 요구했기 때문에 파업 후 금방 협상에 임하거나 합의를 도출하기가 어려울 전망이라는 것.

게다가 노조와 회사, 대구시간에 서로 얽힌 감정도 풀기가 쉽지 않다.

노조측은 15% 임금인상이나 준공영제의 내년 7월 시행을 전제로 한 10%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대구시는 시행시기를 확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준공영제 실시 시기를 정하지 않으면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노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두자릿수 임금인상의 부담을 준공영제의 조기 도입으로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쉽게 합의가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임금동결 입장을 고수하는 사용자도 시와의 물밑 신경전을 벌이기는 마찬가지다.

사측은 경영난이 극심, 재정지원없이는 단 1%도 인상할 여지가 없다며 시를 은근히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 역시 열악한 재정상태 때문에 지원금을 선뜻 줄 수 없어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태다.

또 26일이 공휴일이어서 노사 모두 심적 부담이 적어 최소한 26일까지 파업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파업사태가 의외로 빠른 시간내에 해결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파업으로 노조의 부담이 크고, 사측 또한 수일간 운행을 중단했을 경우 경영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기 때문. 또 노조 파업 찬반투표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반대표를 던진 노조원들을 중심으로 운행을 재개할 여지도 적지않다.

대구시 관계자는 "노사 협상이 꼬일 경우 장기화될 수 있으나 노사가 합의 의사만 있으면 단 10분만에 해결될 수도 있는 만큼 파업 기간을 쉽게 전망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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