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주민 대표자의 눈물

"나이드신 분이 눈물을 보이다니…".

24일 대구지법 형사법정에서 열린 박재욱(65.경산 청도) 한나라당 의원의 결심공판. 횡령 및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의원은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떨구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저는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나 고학을 하면서 학교를 마쳤고, 40년동안 7개의 학교를 세웠습니다.

4년제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재정적으로 힘들어지면서...".

박의원이 눈물 속에 진술을 힘겹게 이어나가자, 재판정은 찬물을 끼얹은 듯 숙연해졌다.

그는 "국가와 경산시민, 청도군민, 학교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는 말을 되풀이하면서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검사의 구형은 단호했다.

"박의원은 국회의원과 사학재단 설립자라는 신분을 이용, 개인적 치부를 했고, 그로 인한 피해는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습니다".

'추진력있는 단체장'이라는 평가를 받던 김상순 청도군수(65)도 지난 19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런 일이 있고 보니 군민들과 가족들을 대하기 부끄럽고...".

이들 정치인의 눈물은 참회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주민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감옥'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과 맞닥뜨린 이들은 남보다 더한 후회와 절망감을 곱씹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lala@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