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표단이 쌀수입을 관세화 하느냐 관세 유예화 하느냐를 놓고 협상 참가 9개 국가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협상 분위기는 대체로 우리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아직은 상대방의 의중을 떠보는 1차협상의 단계여서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가장 어려운 협상대상국으로 여겨지던 중국, 미국, 태국, 호주 등 4개 국이 대부분 관세화 보다는 현수준의 안정적 수출 물량 확보에 두고 쌀수입 관세화에 극력 반대하고 있는 농민들에겐 큰 위안이 될 것이다.
▲우선 한국에 가장 많은 쌀을 수출하고 있는 중국의 국내 곡물 수급상황이 좋지 않다.
중국은 그동안 밀.콩.쌀 등 모든 곡물을 자급자족하고 남는 곡물을 수출해 왔으나, 고도성장과 도시개발로 인한 농지감소, 환금작물선호 등으로 곡물 수입국으로 돌변했다.
곡물 자급율이 88%로 떨어지자 중국은 최근들어 곡물생산 확대 비상계획을 세우고 곡물 수출을 중단할 움직임이다.
중국은 현재 경기과열을 잡기 위해 건설 등 다른 부분에는 투자를 줄이면서도 농업부문엔 지원금을 대폭 증액해 곡물생산의 자급자족을 독려하고, 쌀을 태국이나 베트남 시장서 닥치는 대로 사들이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에게 두번째로 위협국인 미국도 지금까지 해 오던 것처럼 관세화만을 내세울 입장이 못된다.
미국 쌀의 생산단가가 중국 태국 등 아시아 지역 국가보다 3분의 1 가량 비싸 국제시장에서는 경쟁력을 잃었다.
더욱이 우리의 입맛에 맞는 자포니카 쌀을 재배하는 캘리포니아는 물부족으로 인해 쌀 재배면적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밖에 태국은 미종이 장립종이기 때문에 국내시장과는 이해관계가 적으며, 호주는 육류등 다른 농산물 수출확대에 관심이 더많다.
▲국제무역기구(WTO)나 유럽연합(EU)의 국제농산물시장에 대한 최근의 분위기도 우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WTO는 미국의 목화 생산농가 지원이 우루과이 라운드 협정 위반이라는 브라질의 제소를 받아들여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농업보조금 지원을 규제할 방침이다.
WTO는 미국이 2, 3만명에 불과한 자국의 목화재배 농민들에게 해마다 수십억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함으로써 수백만의 브라질과 아프리카 농민을 울리는 것은 모순이라고 판정했다.
EU도 최근 지난해 결렬된 칸쿤 무역협상 재개를 위해 지금까지의 농업보조금을 삭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림당국이나 협상대표단은 이같은 국제적 흐름을 최대한 활용해 관세화 유예를 관철시켜야 한다.
관세화 유예가 아직은 우리 농업과 농민을 살리는 길일 뿐 아니라 식량안보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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