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들이 가격을 결정해 보라". 영덕군내 복숭아 재배농들은 올해 이색주문을 받았다.
영덕복숭아를 가져가 가공하는 식품회사에서 올해 납품가격을 농민들이 직접 결정해 달라고 통보한 것. 복숭아 납품가격은 매년 생산자와 가공회사간에 수차례 줄다리기를 하다가 막판에 결정되기 일쑤였다.
올해는 달랐다.
영덕복숭아생산자단체와 농협, 영덕군 등 생산자측 대표 20명은 31일 영덕군청에서 2004년도 복숭아 납품단가 협의를 벌여 황도는 상자당(20kg) 1만원, 백도는 9천원으로 결정해 9개 회사에 통보했다.
이 가격은 작년보다 황도 17%(1천500원), 백도 13%(1천원)씩 오른 것.
영덕군 박병대 산업경제과 직원은 "별다른 상황이 없으면 가공회사에서 수용할 것"이라며 "국내산 복숭아가 중국, 그리스 등에서 수입한 복숭아보다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군내 복숭아 생산 농가들도 "수입산이 한창 몰려오던 2000년을 전후해 복숭아 가공회사들이 납품단가를 20%나 떨어뜨리면서도 배정량마저 줄이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며 "직접 가격을 정하는 등의 놀라운 변화를 가져온 것은 국내산 복숭아가 외국산보다 우수하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국내산 복숭아는 향이 독특해 외국산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 가공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영덕군은 현재 황도의 경우 없어서 못파는 실정임을 감안해 칠레와의 FTA 협정 체결로 동요하고 있는 농민들을 상대로 보상을 받기 위해 복숭아 과수원을 폐원하는 일이 없도록 지도에 나서기로 했다.
군은 또 앞으로 노는 땅들을 파악해 복숭아 과수원 늘리기를 적극 권장할 방침이다.
현재 영덕군내는 761개 농가가 7천여t의 복숭아를 생산, 연간 85여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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