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내버스 파업...자발적 카풀운동 확산

"멈춰선 버스, 이웃간의 카풀로 극복합시다".

대구 시내버스가 파업에 들어간지 8일째인 1일 오전 8시 대구시 북구 산격동 대우 아파트. 1천700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 입구에는 카풀 승강장이 만들어지고, 몇대의 승용차가 출근 방향이 같은 이웃들을 태우고 있었다.

아파트 대표인 김원일씨는 "버스 파업이 장기화 돼 주민들끼리 뜻을 모아 카풀을 실시하게 됐다"며 "교통 체증도 덜 수 있고 이웃간의 정도 나눌 수 있고 해서 일석이조"라고 했다.

버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이처럼 '승용차 함께 타기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또 병원과 기업이 자체 버스를 마을 버스로 투입, 주민들의 가까운 나들이를 무료로 돕는가 하면 자전거를 타는 시민이 부쩍 늘어나는 등 버스파업을 이기려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

지난 28일 인터넷 카페에 카풀을 신청한 김진태(36.칠곡군 왜관읍)씨의 경우.

김씨는 "혼자서 승용차를 몰고 대구 북구 검단동까지 출.퇴근하는 길이 심심했었는데 이참에 카풀 파트너를 구하기로 했다"며 "파업때문에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이렇게라도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대구카풀'(www.tkall.com) 사이트와 포털사이트 다음의 '대구 카풀 모임(cafe.daum.net/taegucapool)' 카페에는 지난 25일 시내버스 파업이 시작된 이후 김씨처럼 100여명의 시민들이 태워주겠다거나 태워달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

대학가에서도 카풀은 활성화돼 영남대 천마광장 자유게시판에는 카풀을 제의하는 글이 매일 10여개 이상 올라오고 있다.

'파업 끝날때까지 만이라도 학교 좀 가게 해주세요'라는 애교섞인 애원에 '차비는 캔커피 하나면 됩니다'라는 후한 인심까지 덧붙여 통학의 어려움을 풀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대구 성서의 혜성병원은 아예 병원의 검진버스를 지난 25일부터 투입, 성서와 달성군 다사지역을 오전.오후 2차례씩 하루 4차례 돌며 시민들을 무료로 태워주고 있으며 성서공단 관리사무소는 "버스 파업으로 고생하는 공단 근무자들을 위해 공단 전체 차원에서 단체 카풀을 추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크게 늘었다.

또 이 때문에 관공서나 공공 장소 등에 설치된 간이 자전거 주차장이 가득 차고, 자전거 판매도 최근들어 부쩍 늘고 있는 것.

40년째 자전거 대리점을 운영한다는 김모(74.대구 중구 동인동)씨는 "출.퇴근용이나 학생들의 등.하교용이라며 자전거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특히 이번주 들어서는 문의전화가 더욱 늘었다"고 했다.

문현구.한윤조.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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