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창업해 한때 재계서열 10위권까지 올랐던 대성그룹.
2001년 창업주 김수근 회장의 타계 이후 경영권과 대표회장 직함을 놓고 충돌했던 장남(김영대, 대성그룹 회장)과 3남(김영훈, 대성글로벌에너지네트웍 회장)이 그동안 대립하던 양상을 벗어나 일정부분 양보와 화해의 수순을 밟으며 차별화된 경영으로 창업 60주년 제2의 도약을 향해 대장정을 시작했다.
◇2세간의 불화 끝나나?
고(故) 김수근 회장은 1947년 국내 최초의 연탄공장 대성연탄을 대구에 설립해 연탄 전성시대를 열었으며 64년 액화석유가스(LPG), 68년 석유류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1,2차 오일쇼크이후 연탄과 석유에 한계를 느낀 김수근 회장은 83년 대구도시가스를 발족하고 서울도시가스를 인수, 대성그룹을 국내 굴지의 종합 에너지그룹으로 키웠다.
YT(김영대 회장)와 YH(김영훈 회장)의 불화는 2001년 김수근 회장이 타계하면서 불거졌다. 김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대성그룹을 분리하고 YT는 대성산업을, YH는 대구도시가스를 나눠 맡았다. 하지만 당시 대구도시가스 최대주주였던 YT 계열의 대성산업이 대구도시가스에 보유 지분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면서 '집안에 경영권 분쟁이 있는게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YT와 YH 서로가 '대성그룹 회장' 직함을 사용하면서 주변의 이런 의혹은 더해갔다.
3년여를 끌었던 양측 공방은 올해 들어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대성그룹이 지난달 계열분리를 위한 대구도시가스와의 지분정리에 들어간다고 발표한데 이어 2일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대성산업 지분 매각을 완료함으로써 YH 계열의 한국케이블TV경기방송과 경북도시가스가 최대 주주로 바뀐 것.
하지만 아직까지도 앙금은 남아 있다. YT 계열 관계자는 "대성그룹 회장'직함은 김영대 회장만 사용하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다"고 밝힌 반면 YH 계열 관계자는 "지분정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이상 김영대 회장이 대성그룹 명칭을 독점할 권리는 없다"고 맞섰다.
◇차별화되고 있는 YT, YH의 길
▲건설사업 본격화한 YT
YT의 대성그룹은 현재 에너지사업부문, 기초전자소재사업부문, 기계.전자사업부문, 건설.레저.유통사업부문, 연구개발부문, 해외사업부문 등 6개 사업부를 두고 있다.
김 회장이 2001년 계열분리 후 주목한 첫 번째 사업은 건설부문. 2001년 서울 신길동 134세대 아파트 분양을 시작으로 건설산업을 새 캐시카우(cashcow, 주수입원)로 집중 육성했다.
대성그룹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재무구조. 국내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투자적격 이상인 A2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또 반세기 이상 인정 받아온 성실과 신용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대성이 지으면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쌓아온 것.
김영대 회장은 중국 등의 해외 진출을 통해 대성그룹의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대성산소(공업용 가스 개발)와 대성쎌틱(보일러 생산) 등이 중국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할 예정이며 대성산업도 시베리아의 천연가스관 사업과 카스피해 석유개발 사업 등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문화산업에 각별한 관심가진 YH
지난달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영화 '올드보이'.
영화와 게임을 두 축으로 하는 문화산업을 미래 캐시카우(cashcow, 주수입원)로 육성하고 있는 김영훈 대성글로벌에너지네트웍(이하 대성글로벌) 회장은 영화 '올드보이'에 투자, 100% 이상의 수익을 달성함으로써 자신의 영화펀드에 대한 투자의 정당성과 효용성을 증명해 보였고, 최근 신설된 전경련 문화산업특별위원회 초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문화산업 전반에 대한 가치와 투자마인드를 일깨우고 있다.
YH는 에너지, 정보통신, 환경, 건설, 금융, 패션에 이르기까지 2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런 그가 문화산업으로 키를 돌린 것은 2002년. 창업투자사 '바이넥스트하이테크'를 인수해 박신양, 염정아 주연의 '범죄의 재구성', 박중훈, 차태현 주연의 '투가이즈' 등 영화산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대구시와 공동으로 게임 모바일콘덴츠 캐릭터를 육성하는 등 온라인게임쪽 진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YH의 또 다른 관심분야는 유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골드산업. YH는 조만간 골드산업이 노인들의 실버산업 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대성글로벌 계열사인 글로리아트레이딩은 올초 아동복 브랜드 '아워큐'를 출시한 바 있다.
◇지역의 '대성'
해방 이후 순수한 국내 자본으로 대구에서 창업한 대성연탄에 뿌리를 둔 대성그룹과 대성글로벌에너지네트웍은 지역에서도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 대구 칠성동에 신사옥으로 이전한 YT의 대성그룹은 대성산업 대구석유사업부와 영남건설본부를 지역에 두고 있다. 대구석유사업부는 주유소 16개, 충전소 7개, 석유대리점 3개, 저유소 1개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남건설본부는 이천동 희망교 대성 유니드 아파트와 상인동스카이렉스 분양 사업을 맡고 있다. 대성그룹은 창업 60주년을 앞두고 '60년사'를 발간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대구도시가스는 대성글로벌에너지네트웍의 지주회사격. 주한명예몽고대사이기도 한 YH는 대구도시가스를 통해 한국과 몽골정부의 국제협력연구사업으로 몽골 울란바토르에 태양광·풍력발전설비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대성그룹과 대성글로벌의 주요 계열사.
▲대성그룹=대성산업(주), (주)오산에너지, 대성쎌틱(주), 대성계전(주), 대성나찌유압공업(주), 한국물류용역(주), (주)대성에너지기기, 문경새재관광(주), 대성산업가스(주), 한국캠브리지필터(주), 대성C&S, 대성미국, 호주, 캐나다, 홍콩현지법인
▲대성글로벌에너지네트웍=대구도시가스㈜, 경북도시가스㈜, PEG, 대성청정에너지연구소, 서울에너지㈜, 대성싱가포르 ㈜한국케이블TV경기방송, 시나이미디어㈜, Verifia Inc.,㈜비아이지, 알앤알리모델링㈜, 대성닷컴(주)
알앤알리모델링㈜, ㈜바이넥스트 하이테크, 액츠투자자문(주), 대성차이나㈜, 글로리아트레이딩㈜,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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