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공부모임들 '잿밥'에만 관심

한나라당내 각종 공부 모임은 차기 대권주자 양성소인가?

정당내 공부모임들은 정기적인 회동을 통해 국정현안을 논의하는데 주력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지만 최근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특정 인사를 지지하는 모임 성격의 양상이 포착되고 있다.

자칫 '대권주자 양성소'로 비쳐질 개연성도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나라당내 의원 모임은 크게 '국민을 생각하는 모임'(이하 국민생각), '국회한민족통일연구회'(한통연), '국가발전전략연구회'(국발연) 등으로 대부분 대구.경북 인사들이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국민생각은 박희태(朴熺太), 강재섭(姜在涉) 의원을 중심으로 김광원, 김성조, 최경환, 유승민 의원 등이 참가하고 있다.

국민생각은 강재섭 의원이 최근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모임 논란이 일고 있다.

4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 그룹을 만드는데는 소극적이었던 강 의원은 17대 초반부터 국민생각 구성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등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여 이 모임을 발판삼아 대권 주자로 발돋움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임인배, 이병석, 박창달, 김태환, 이명규, 정종복 의원 등이 주요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한통연은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측면지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임 의원은 최근 "지난 총선과 재보궐 선거를 거치면서 드러났듯이 차기 대권 주자로 박 대표만한 인물이 없다"고 밝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국발연은 이재오, 홍준표, 이한구, 고진화, 박혁규 의원 등이 핵심멤버. 소속 회원 중에는 유난히 수도권 의원들이 많아 차기 대권 잠재 후보군인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에 줄을 대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같이 당내 각종 모임들이 특정인사 후원 모임 성격으로 변질하고 있는데 대해 한 당 관계자는 "각종 모임들이 참여자의 의견을 교환하다보면 뜻이 맞을 수도 있고 당내 현안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가 자연스럽게 오갈 수도 있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어떤 사안이 생길 경우 서로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같은 모임이 특정인사 지지 모임으로 성격이 바뀌자 정치적 행보 등을 이유로 탈퇴하는 인사들도 늘고 있다.

김태환 의원은 최근 국민생각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것에 대해 반박하며 자신은 한통연 소속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공부모임이 당장 노골적인 특정인사 밀어주기식의 성격을 띄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 모임들이 정치활동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참여 인사들이 한목소리로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공부모임 관계자는 "대선까지 얼마나 많은 변수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벌써부터 대권 주자를 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은 관측을 일축했다.

이밖에 이상득, 이해봉, 장윤석 의원 등 특정 단체에 소속되기를 꺼리는 의원들도 많아 "각 모임이 세력화 단계를 이루지는 않은 상태여서 특정 계보가 구성되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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