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먹을 것이 없어요".
9일 오후 대구 북구 침산동의 대형 할인점 지하 식료품 코너. 평소에는 먹거리를 고르는 고객들로 북적이던 냉동식품 코너가 이날은 발길이 끊겼다. 할인점 측은 '쓰레기 만두 파동' 이후 아예 '냉동 만두' 전체를 들어내고 '만두 안전성이 확보될때까지 판매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써 붙여 놓았다.
주부 이모(32.대구 북구 칠성동)씨는 "이미 집에 사 놓은 만두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라며 "쓰레기 만두 때문에 모든 냉동.가공식품에 대한 불신이 생겨 도무지 손길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곳 3층 식당가의 한 분식점 종업원도 "만두를 시키는 사람은 거의 없어졌고 세트메뉴에 딸려 나오는 만두에도 손을 대지 않는다"고 했다.
인근의 또다른 할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곳은 만두 판매를 중단하지는 않았지만 '쓰레기 만두와 관련이 없다'는 안내문을 매장에 내걸거나, 이미 구입한 만두도 환불해 주겠다며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신을 푸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냉동만두 판매량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고, 회사 차원에서 반품처리를 하고 있다"며 "만두 뿐 아니라 다른 냉동식품들까지 덩달아 팔리지 않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만두를 생업으로 하는 소규모 만두가게들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만두나 찐빵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차량들로 교통 혼잡을 빚던 달성군 가창면의 일명 '만두 골목'도 '쓰레기 만두 파동' 이후 한산하기만 했다
10여년째 만두가게를 해왔다는 한 가게 주인은 "만두를 직접 손으로 만들어 파는데도 손님들이 못 미더워하고 있다"며 "하루 평균 20판 이상 나가던 만두가 이틀전부터는 6판 이상 팔기도 힘들고, 단골손님들조차 만두를 사기 꺼려해 이래저래 죽을 맛"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은 그러면서도 혹시나 '만두 파동'이 '조류 독감 파동'처럼 장기화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만두 도매점을 운영한다는 박모(43)씨는 "정부에서 시민들의 불신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불량 만두 업체를 공개하고 근절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문제를 일으킨 대기업이야 만두를 안팔면 그만이지만 우리같은 영세상인들은 생계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최병고 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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