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원 파업 돌입...'의료대란'은 없다

파업 참가인원 20%선..."장기화될까 우려"

파업에 돌입한 병원들은 외래 진료를 위한 대기 시간이 다소 길어지거나 수술 일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행히 큰 혼란은 없었다. 파업때문에 환자들에게 다소 불편을 주고는 있지만 진료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

이는 파업 참가한 노조원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체 노조원 가운데 상경 투쟁과 농성 등에 참여한 인원이 병원별로 20% 안팎에 그친데다 이들 중 상당수는 비번 근무자들이어서 크게 우려됐던 의료 인력의 부족현상은 빚어지지 않았다.

또 파업 소식을 미리 접한 환자들 가운데 일부가 진료를 미루고 있거나 파업을 하지 않는 다른 병원들로 발길을 돌리고 있어 파업에 따른 파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병원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10일 오전 경북대, 영남대, 보훈병원 등은 노조의 상경 집회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외래 접수실을 찾은 환자들은 평소보다 크게 줄었다. 응급실 등에도 환자가 많지 않아 별다른 소동은 없었다.

경북대병원을 찾은 이모(43.대구 북구 산격동)씨는 "진료를 받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파업이 장기화될까 걱정"이라며 "버스 파업으로 시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는데 이제는 병원마저 환자를 볼모로 파업을 한다니 안타깝고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박모(43.여.대구 수성구 범어동)씨도 "의외로 병원이 한산해서 큰 문제는 없었다"며 "노사가 한발씩 물러나 하루빨리 파업이 끝나길 바란다"고 했다.

역시 파업에 들어간 대구보훈병원도 평소와 다름없는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전체 노조원 344명 가운데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이 47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에 참전,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는 구정희(71.경산시 중방동)씨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보훈병원이 파업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그나마 병원이 아직 정상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월남전에 참전한 홍정도(61.대구 북구 태전동)씨도 "이곳에 오는 환자들 대부분이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위험한 환자들인데 파업을 해서 되겠냐"고 꼬집었다.

영남대병원에서 만난 환자 이문숙(77.여.경남 울산시)씨는 "노조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파업하는 것도 좋지만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을 권리를 외면하는 요구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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