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숲속에서의 하루

물소리 들으며 잠들고 햇살에 눈이 부셔 눈을 뜨는/숲속에서의 하루는 천국이어라/출근 걱정 없이 느긋이 누워 새들의 지저귐 엿듣는/숲속에서의 아침은 참 행복하여라/진주 이슬 영롱한 숲길 따라 나뭇잎 인사하는 바람/앞장세우고 아내와 걷는 숲속의 오솔길엔/행복이 자갈처럼 총총 깔려 있어라/흐르는 물소리 그 맑음에 취해 양말을 벗어 던지고/발을 담근 채 두 손 오므려 한 입 가득 물을 삼키면/행복은 뱃속 가득 차고 넘쳐라~

조연환 '자연휴양림에서'6월, 숲의 계절이다.

숲은 자신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온갖 동식물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한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숲 그늘에 들어서면 강렬한 태양을 피하게 해주고 자연의 내음도 한아름 안겨준다.

알게 모르게 인간은 숲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돈으로 치자면 1인당 연간 100여만원의 혜택이다.

산림 1ha 당 연간 21인분의 산소를 공급해주고,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3%를 흡수한다.

또 19억t 규모의 소양강댐 10개와 맞먹는 물을 저장하고 있다.

이같은 숲의 혜택을 숫자로 따진다면 그야말로 야박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혜택은 도시인들의 포근한 안식처가 되어 준다는 점. 뜨거운 열기로 달궈진 빌딩의 거리를 벗어나 한걸음 물러서서 쉴 수 있는 공간, 대지와 같은 숲은 그렇게 늘 우리 곁에 존재한다.

#가까운 곳을 찾는다면

▲비슬산=이 자연휴양림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대구에서 가장 가깝다는 데 있다. 달성군 비슬산 산자락에 지어져 주말만 되면 산책객들로 붐빈다. 1996년 8월 문을 연 비슬산 자연휴양림은 면적이 341ha로 그리 크지 않지만 하루 수용인원이 3천명에 이를 만큼 넉넉한 숙박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단체일 경우 9평, 18평의 방을 갖춘 콘도가 좋고 가족단위일 때는 7평의 통나무집을 예약하면 된다. 청소년수련원.전망대.야영장.바베큐장.캠프파이어장 등 아쉽지 않은 편의시설과 60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무료주차장이 갖춰져 있다.

비슬산 주봉인 대견봉(해발 1천83m)으로 가는 등산로가 24㎞나 이어져 산행을 하거나 인근 유가사(瑜伽寺), 소재사(消災寺) 등 사찰에 들러볼 수 있다. 053)614-5481~2.

▲운문산='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운문산 기슭에 자리한 운문산 자연휴양림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시원한 계곡을 끼고 있는데다 대구나 부산.울산 등 대도시와 1시간30분 이내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지난 2000년 개장 이후 휴식을 즐기려는 사람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특히 운문사(雲門寺)나 가지산 도립공원, 용암온천, 상대온천 등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 휴양지로 인기 만점이다. 면적은 2천ha로 넓지만 하루 수용인원이 1천명으로 그만큼 쾌적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콘도와 통나무집 이외에 숲 탐방로.야생식물 관찰원.물방아터 등 휴식처가 잘 꾸며져 있다. 또 휴양림에서 조금만 발품을 팔면 20m 높이의 용미폭포와 비선폭포를 만날 수 있다. 054)371-1323.

▲합천 오도산=해발 1천100여m의 오도산 산자락에 위치한 오도산 자연휴양림은 북쪽으로는 법보종찰 해인사와 가야산.매화산이 위치하고 있고 산행하기가 좋은 곳이다. 휴양림 내에는 20~50년생 소나무 군락과 참나무류의 울창한 숲이 조성되어 있고 산벚.머루.다래나무 등 다양한 식생이 분포되어 있다.

2년 전에 지어진 오도산 휴양림은 270ha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인근에 해인사와 모산재, 합천호가 있어 관광객으로부터 적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 055)930-3546.

#바다가 좋다면

▲영덕 칠보산=고래불과 대진해수욕장을 잇는 명사 20리 동해안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칠보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어 피서객들에겐 이만한 휴양림이 없다. 구역면적이 무려 1만ha에 이르고 하루 최대 수용인원은 1천명. 2개의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고 전망대에서 동해안의 일출을 볼 수 있다. 또 산 중턱에는 신라때 자장율사가 지은 유금사(有金寺)가 있어 스님의 청량한 독경소리도 들을 수 있다. 054)732-1607.

▲울진 통고산=태백산맥의 명승지인 불영계곡 상류에 위치한 통고산 자연휴양림은 소나무와 넓은 잎나무들로 뒤덮여 있어 계곡뿐 아니라 아름다운 숲의 풍광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또 인근에 수심이 얕고 수온이 높은 망양해수욕장이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1만5천ha의 면적에 하루 수용인원은 1천명. 인근에 불영사(佛影寺).덕구계곡.성류굴(聖留窟).월송정(越松亭).백암온천 등 유명 관광지가 많다. 통고산 외에 적송.박달나무 등 희귀수목 군락지가 일품인 구수곡 자연휴양림도 울진에 있다. 054)652-0114.

#유적지 답사와 병행하려면

▲경주 토함산=경주 토함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토함산 자연휴양림은 무엇보다 불국사.석굴암.보문관광단지 등 경주 관광과 연계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면적 120ha에 하루 수용인원이 300명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휴양림 내에는 5㎞의 등산로를 비롯해 활엽수와 침엽수가 고루 분포한 삼림욕장을 비롯해 배드민턴장.물놀이장.활터.씨름터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054)772-1254.

▲안동 계명산=계명산 자연휴양림은 면적 250ha, 하루 수용인원이 800명의 소규모지만 천연 소나무와 참나무림, 통나무집이 조화를 이뤄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곳은 숲속의 집을 비롯 황토방.정자.숲속교실.모험놀이시설.어린이놀이터 등의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족단위 휴양객의 심신수련장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 인근에 자연경관이 빼어난 길안천과 용계은행나무.지례예술촌.임하댐.안동댐.도산서원.하회마을 등 관광지가 많은 것이 무엇보다 매력이다. 054)822-6920, 851-6588.

글.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레저메모

자연휴양림에서 숙박하려면 예약은 필수. 전화나 방문, 인터넷으로 예약이 가능하지만 운문산 자연휴양림 등 몇몇 곳은 인터넷으로만 예약을 받는다. 시설 사용료는 1박 기준으로 평수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평일에는 4만~10만원이고 여름성수기나 휴일에는 평일 사용료보다 30~40% 더 비싸다. 자세한 정보는 www.san.go.kr이나 www.huyang.go.kr에서 검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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