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출 2백억불 금자탑 구미-(17)대기업.협력업체-상생파트너

구미공단 대기업들이 세계속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소 협력업체들을 상생 파트너로 새롭게 관계 정립하고 여러 가지 지원 방안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물량을 주문하고 납품하는 단순한 계약.거래 관계에서 진일보,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하나의 가족이라는 공동체도 생겨나고 있다.

협력업체들이 튼실한 자금력과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수출 300억달러 달성은 물론 모기업인 대기업들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인식에서다.

구미시 비산동에 자리한 LG전자 러닝센터(Learning Center). 이곳에서는 LG전자의 '6대 협력회사 지원방안' 중 교육부문을 담당해 다양한 협력회사 직원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6시그마 등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협력회사들도 이 운동에 동참시키고 있는 것.

러닝센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협력회사 핵심교육에는 협력업체 신입사원 육성교육과 중소기업 연수원과 제휴한 전문기술교육, 생산혁신 및 품질혁신 과정에다 Win-Win을 위한 장기적 관점에서 실시하는 혁신과 변화의 차세대 육성으로 '2세 경영자' 교육을 실시, 혁신과 리더십 경영관리를 중점 교육하고 있다.

이밖에도 LG전자가 내놓고 있는 협력업체 지원방안에는 생산성 향상과 첨단기술 개발을 위해 시설을 확장하거나 해외진출시 20억원까지 연 4%의 저리로 자금지원을 하는 등 '6대 지원방안'이 있다.

LG필립스LCD도 TFT-LCD 제조에 필요한 장비와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협력사 모임인 'LCD 프렌즈 클럽'을 결성해 활발한 교류.지원을 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협력회사와의 상생경영'을 선언하고 총 1조원 규모의 지원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시설자금 무이자 지원, 제조기술과 경영기법 교육, 전문인력 지원, 협력회사 경영자 양성과정 운영 등 지원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이 중에서 시설투자 자금은 지원시기를 앞당겨 2005년 말까지 총 4천500여억원을 조기에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 해를 '상생경영 원년'으로 선포하고 협력회사와 함께 성장.발전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추진중이다.

이미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경영여건 등 환경조사에 들어갔으며 협력회사 지원센터를 개설해 체계적인 'Win-Win전략'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구미공장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동반 강화하는 상생경영을 위해 다양한 협력업체 지원.육성 방안을 펼 계획"이라고 했다.

구미지역 대규모 섬유.화섬업계의 상생경영도 빼놓을 수 없는 경영변화다.

영세한 직물사의 설비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는 효성은 협력업체들의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신뢰를 쌓아가는 방법으로 설비문제 해결을 꼽고 있다.

효성의 구미 스판덱스 공장 지원팀은 설비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직물제조사를 직접 방문해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다.

이른바 CMMS(Customer Machine Management System) 운동이다.

지원팀이 직접 현장을 찾아 기계설비 문제에 대해 조언과 기술력을 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대상업체가 점점 늘고 있다.

협력업체 방문을 통해 효성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평가를 생산팀이나 품질보증팀에 전달, 오류를 바로 잡는 효과도 있다.

특히 효성은 협력업체들의 전시회 참가를 지원하고 공동 마케팅을 펴는가 하면 구미공장 현장 사원들도 1년에 한 두 차례씩 주요 협력업체를 방문해 그들과 상호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튼튼한 신뢰를 만들고 있다.

협력업체의 현장속으로 뛰어가 도와주는 또 다른 업체인 코오롱. 협력업체들 사이에 코오롱은 "끝까지 지켜보면서 원단을 테스트해주고 우리가 요구하는 품질과 개선사항을 점검해 제품에 반영하는 업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는 원자재나 부품을 공급받아 완제품을 생산하는 전자업계와는 달리 화섬.섬유업계는 자신들이 생산해 놓은 원단으로 협력업체들이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놓기 때문에 언제나 고객들과 협력업체들 속으로 스며들어야 하기 때문. 이 과정에서 수직관계였던 협력업체와의 관계가 상생관계로 이어져 하나의 생존공동체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것. "협력회사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야 LG전자도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한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의 지론이나 "협력업체가 잘 돼야 우리도 발전할 수 있다"는 효성의 경영전략에서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이젠 분명한 운명공동체인 '상생 파트너'로 자리잡고 있음을 본다.

LG전자 구미 러닝센터 권규청 부장은 "대기업들이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려고 품질.경영혁신 운동을 벌여도 원자재나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의 1등제품 생산이나 품질, 경영혁신이 없다면 사상누각이 되고 만다"며 "상대적으로 자금력과 기술력, 정보력을 갖춘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것은 상생의 원리"라고 했다.

구미.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사진: 구미시 비산동에 자리한 LG전자 러닝센터에서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미니 MBA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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