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음파-내시경 검사를 한꺼번에"

최첨단 기술 EUS(초음파내시경 검사)'각광'

이따금씩 생기는 오른쪽 배 위쪽의 심한 통증으로 고생하던 정모(40)씨는 그동안 여러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으나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최근 '초음파 내시경 검사'를 받게 됐고, 그 결과 '담도 결석'이란 진단을 받았다.

돌(결석)은 내시경적 담도 조영술로 없앴고 그때부터 통증은 사라졌다.

일반인에게 '초음파 검사'나 '내시경 검사'는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초음파 내시경 검사는 아직은 생소하다.

초음파 내시경 검사는 말 그대로 초음파와 내시경 검사를 합친 개념이다.

즉 초음파 내시경은 내시경 기계 끝에 초음파 진동자를 부착해 내시경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동시에 실시할 수 있는 최첨단 의료장비이다.

인체 표면에 초음파 진동자를 밀착시켜 검사하는 복부 초음파 검사는 소화기관 안의 가스에 의해 초음파가 반사되기 때문에 깊은 부분을 관찰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또 배 두께가 두꺼운 사람의 경우에는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일반 내시경 검사는 위장관 내부의 표면은 관찰할 수 있어도 위장관 벽 속이나 주위 장기를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초음파 내시경 검사는 식도, 위, 십이지장, 대장 등 우리 몸속으로 초음파 발생 장치를 부착한 내시경을 삽입한 뒤 그 안에서 초음파를 내보내 위장관 벽이나 그 주위의 장기를 관찰할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이 검사는 일반 초음파 검사나 전산화 단층촬영(CT)에서 구분이 곤란한 세부 병변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따라서 위장관의 점막 아래 종양, 식도암, 위암, 직장암, 췌장암, 담낭암, 담도암 및 결석의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암을 조기 진단하고 어디까지 침범돼 있는지 병의 깊이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완전히 배를 열지 않고 내시경으로 수술하는 내시경적 점막절제술의 가능 여부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분야에서 초음파 내시경은 CT, 또는 자기공명촬영(MRI)보다도 정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검사에서 보이지 않는 작은 담석이나 담도암, 췌장암을 찾아내는 데에도 초음파 내시경이 뛰어나다.

최근에는 초음파 내시경이 치료분야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초음파 내시경을 통해 병 부위에 바늘을 삽입해 세포를 얻어내고 약품을 주입하는 시술, 췌장의 가성낭종을 내시경을 통해 빼내는 시술, 말기 암 환자의 통증 치료술 등이 실시되고 있다.

초음파 내시경 시술 방법은 일반 내시경 검사와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삽입되는 기계가 일반내시경 기계보다 좀더 굵고 딱딱하며 검사시간이 더 길다.

따라서 환자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수면 내시경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또 코로 산소를 공급하고 몸에 모니터를 부착해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며 시술하는 것이 안전하다.

선진국에서도 초음파 내시경이 진단과 치료에 활발하게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특히 초음파 내시경 장비가 비싸며, 검사 결과가 시술자의 능력에 따라 많이 좌우되기 때문에 국내의 경우 일부 대학병원과 대형병원만이 도입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의 경우 지난 2001년 8월 장비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모두 1천100여건이 실시됐으며 이는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것. 또 국내 최초로 췌장 낭성 종양에 대한 초음파 내시경을 통한 세침 흡인 조직검사를 실시했다.

이는 인체 깊은 곳에 위치한 췌장의 암과 낭성 종양의 진단에 획기적인 시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 검사는 췌장뿐 아니라 다른 시술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가슴 속(종격동)의 병이나 복강 내의 병에 대한 조직학적 진단도 가능하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김은영 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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