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는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이들의 평균수명은 47세. 당시 백성들의 평균 수명이 24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장수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백성들의 평균 수명은 어린 나이에 사망한 사람들까지 포함한 것인 반면에 왕들의 평균 수명은 사망할 확률이 높은 유.소년기를 무사히 넘기고 성인이 된 왕족 중에서 선택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에는 왕들의 사망 당시 상황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왕들은 당시에는 드물었던 고혈압, 심근경색, 동맥경화, 당뇨병 등의 증상을 호소하였던 것으로 나타나 있다.
왕의 생활과 식습관은 고 칼로리의 진수성찬, 부족한 운동량, 새벽부터 시작되는 신하와의 경연과 같은 과다한 업무, 국가 최고 권력자로서의 스트레스, 빈번한 성생활 등 성인병의 원인들과 연결된다.
27명의 왕 중에서 55세 이상까지 비교적 장수한 왕은 태조, 정종, 태종, 중종, 선조, 광해군, 숙종, 영조, 고종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을 보면 선조를 제외하고는 유.소년기에는 세자에 책봉되지 않았다가 나중에야 왕위에 오른 사람들이다.
즉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 적당한 운동과 영양 등을 통해 건강한 신체를 가꾸었으며 태조나 태종과 같은 왕은 중년에도 사냥과 무술 등을 통해 왕성한 신체활동을 유지했다.
선조의 경우는 16세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나 재위 25년째 되는 해에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의주까지 피신을 했으며 요즘 유행하는 다이어트를 본의 아니게 하게 되어 장수의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영조는 천민 출신인 숙빈 최씨의 아들로 왕위에 오른 다음에도 절제와 검약한 생활을 평생 유지함으로써 81세까지 장수해 조선조 최고령, 최장기 재위를 했다.
퇴계 이황과 황희 정승 등 조선시대 청백리의 평균수명도 68세로 당시로는 최장수였다.
한림대 사학과 김용선 교수는 고려시대 묘지명의 분석을 토대로 고려왕의 평균수명은 42.3세에 불과한 데 비해 승려는 70.2세로 조선시대 왕과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명과 청나라의 황궁이었던 자금성 안에는 풀과 나무가 하나도 없다.
그 이유는 황제를 시해하려는 자객들이 은신할 장소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녹지를 없애고 바닥을 모두 돌로 깔았던 것이다.
조선 22대왕 정조는 8세에 세자에 책봉돼 훌륭한 일들을 많이 했으나 평생 암살에 대한 염려로 불면증에 시달리다 48세의 이른 나이로 사망했다.
2003년 서울의대 체력과학노화연구소의 박상철 교수가 전국의 100세 이상 노인 150여명의 생활을 조사한 연구에서 맑은 공기, 꾸준한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이외에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마음의 여유가 장수의 이유였다는 사실은 고려.조선시대를 거쳐 오늘날에도 변하지 않는 무병장수의 비결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한다.
김석범(MCM건강의학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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