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행복의 조건

얼마 전 언론을 통하여 외국의 어떤 유명배우의 소비생활을 다룬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여배우는 한달에 한화로 7억 상당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고, 그 남편도 그 상당의 수입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여배우의 한달 사치비로 지출되는 돈이 한 달 수입을 훨씬 넘기 때문에 남편이 부채로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조선 숙종이 백성들의 민심을 살피고자 밤에 야행을 나갔다가 어느 찌그러진 움막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을 듣고는 그 집에 가서 물을 청하면서 형편이 어려워 보이는데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움막에서 아이들과 새끼를 꼬고 있던 할아버지가 '이렇게 살아도 빚 갚고 저축하면서 잘 산다'고 대답하여 더욱 이상하게 여긴 숙종은 아래 사람들을 시켜 그 움막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지를 조사하게했다.

그러나, 아무런 특별한 것을 발견할 수 없었던 숙종은 다시 그 움막으로 찾아가 그 할아버지에게 종전에 대답한 말의 뜻을 물어보았다.

그 할아버지는 웃으면서 '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빚을 갚는 것이요,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저축하는 것이니 이보다 더 부자가 어디에 있겠소'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옛 이야기를 할 필요없이 우리 주위에도 적은 월급으로 조금씩 저축하면서 자녀들을 대학까지 보내는 성실한 분들이 많이 있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하여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고, 그 돈이 행복의 잣대인 양 살아가고 있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그런데, 곰곰이 살펴보면 수시로 차를 바꾸거나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가정은 그리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조금 궁핍하면서 생활고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사람들의 가정생활은 치킨 한 마리에 소주 한 병이어도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다.

부유함이 진정한 행복의 조건은 아닌 것 같다.

부유함을 위하여 노력하는 과정 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남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단순한 이치를 우리는 잊고 있는 것이 아닐까. 또 부유하게 된 이후에는 그 과정을 소중하고 고맙게 생각하는 것이 행복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리라. 설창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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