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달성군 공무원의 애환

"도대체 공무원인지, 동원부대원인지…".

태풍 '디앤무'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폭우가 내린 20일과 21일, 대구 달성군청 공무원들은 비 속에서 양파 수확 돕기(본지 6월21일 보도)에 여념이 없었다.

달성군은 이틀동안 민원부서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이 온종일 일손돕기에 매달렸다.

이처럼 달성군 공무원들이 대민 지원에 나서는 일은 대구의 다른 구청 공무원들보다 월등히 많다.

달성군은 면적(427.04 ㎢)이 대구시(885.7㎢)의 48.2%나 돼 동절기인 11~5월까지는 산불감시, 하절기는 수해.태풍 등으로 휴일없는 비상근무가 다반사다.

그런데 현재 달성군의 공무원 정원은 603명으로 중구(596명), 남구(590명)와 비슷하다.

관할하는 면적이 엄청나지만 공무원 숫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이는 공무원 정원을 면적이 아닌 인구에 맞춰 정한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달성군 공무원들은 대구시 본청이나 다른 구청의 공무원보다 격무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최근의 대구시 인사에서 승진 예정자가 달성군으로 발령날 것을 우려, 승진을 포기한 사례는 달성군 공무원의 격무와 이에 따른 공무원들의 달성군 근무 기피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달성군 공무원의 각종 혜택은 본청 및 구청 공무원보다 못하다는 불만이다.

대구시가 최근 내놓은 인사혁신 방안은 대중교통과 등 격무.기피 부서의 우대 원칙을 밝히면서도 달성군 공무원에 대한 인센티브제는 다른 구청의 반대를 이유로 반영되지 않았다.

또 본청 및 구.군청간 1대1 교류원칙에 따라 시.구.군간 인사교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다면평가제에서도 불이익이 따른다는 주장이다.

"안면이 없는 달성 공무원이 좋은 평가를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

게다가 달성군 공무원들은 "다른 구청은 관내 출장의 경우 1, 2시간이면 족하지만 달성은 최소한 한나절 이상"이라며 "업무용 차량이 부족해 자가용으로 출장가다 교통사고로 숨진 경우도 있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해 달성군은 대구시 편입 10년을 맞았다.

달성군의 편입으로 대구시는 쓰레기 매립장, 상.하수도, 지하철 기지창 등 각종 혐오.편익시설의 입지에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달성지역 발전이나 달성 공무원에 대한 배려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사회1부.박용우기자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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