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산역 가는 길에 임진각에 들렀다.
임진각은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과 그 이후의 민족대립으로 인한 슬픔이 아로새겨진 곳이다.
임진강지구 전적비, 미국군 참전비를 볼 때 문득 학도병으로 전사한 군번도 훈장도 없이 우리 어머님 가슴에 묻혔던 큰형님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군복을 입고 가슴에 훈장이 수두룩한 백발이 성성한 퇴역노병들이 모여 서서 목청을 높여 사방을 살피며 설명하고 있었다.
우리는 순국선열들과 UN참전 전몰장병들에 대한 추모의 묵념을 하고 도라산역을 향했다.
잘 정비된 도로를 달려가니 도라산역이다.
그러나 이국 땅도 아닌 동족이 함께 이용할 역인데 입국수속, 남북한 이산가족의 면회소가 마련된 것과 대기실에 북으로 가는 행선지 시간표와 요금표가 없다는 것이 유감스럽다.
도라산의 유례는 경순왕이 신라 천년 사직을 고려 왕건에게 바치고, 왕건의 딸인 낙랑공주와 결혼했다.
공주가 마음이 우울한 경순왕을 위로하고자 산에 암자를 지었단다.
경순왕은 산마루에 올라 경주를 그리며 눈물을 흘렸다는 사연으로 도라산이라고 했단다.
경순왕의 아픈 가슴과 같이 이산가족의 아픔도 같을 것이다.
전쟁의 참혹했던 3년4개월 10일은 불타고 무너진 폐허 이곳저곳 흩어진 시체들, 부상병, 피난보따리, 고달픈 피난길에 배고프고 지친 아이들의 울음소리 등 생생한 악몽이었다.
이 역에서 이산가족의 면회만 이루어지기에는 너무 긴 아픔에 세월이 흘렀다.
도라산역에서 북녘하늘만 바라보는 서글픈 표정들을 보면서 내 마음도 침울하였다.
그들의 애타는 가슴을 누가 알까? 긴 세월동안 전상자가족과 일천만 이산가족들의 흘린 눈물이 그 얼마냐?
전능하신 하나님! 분단의 장벽을 허물어주소서. 평화의 삼천리 금수강산을 회복시켜주소서. 이민족의 아픔과 눈물을 걷히게 하소서. 그립던 가족을 만나서 기쁨의 춤을 추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게 하소서.
전경홍 가정의학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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