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나무야. 네이름은 뭐니?"
산과 들에서 자라는 수많은 나무들. 언듯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사람처럼 모두 이름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나무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진 것일까. 또 그렇게 이름 붙여진데는 어떤 사연들이 있을까. 나무의 생장이 왕성한 초여름, 가까운 산이나 수목원 등지를 찾아 예쁜 나무 이름을 찾아보자. 이름을 불러준다면 나무와 쉽게 친해질 수 있다.
◇나무이름찾기
21일 오후 대구 대곡동 대구수목원. 짙은 녹색의 잎 사이로 부채꼴 모양의 연분홍 꽃을 피우고 있는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무슨 나무예요?" 성급한 아이들이 질문을 던졌다.
임성무 교사는 "자귀나무"라고 했다.
"왜 하필 이름이 자귀나무예요?" 또 한 아이가 물었다.
그러자 임 교사는 "잠자는 모습이 귀신같다고 해서 자귀나무란 이름이 붙었다"고 했다.
자귀나무는 개화한 뒤 낮에는 꽃잎이 서로 떨어져 있다가 밤이 되면 마주한 두 장의 꽃잎이 짝을 이뤄 붙는데, 이 모습은 밤에만 나타나기 때문에 '잔다'는 의미에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고 설명했다.
임 교사는 "금슬 좋은 부부가 껴안듯 해서 옛날부터 신혼부부의 집 마당에 심었다"며 "'자기야'하며 불러 '자기나무'가 됐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자귀나무가 됐을 거"라고 한마디 덧붙였다.
우리 나라에서 자라는 나무는 700~800여종. 씨앗을 맺는 종자식물을 포함하면 4천여종이 넘는다.
신기한 것은 모두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임 교사는 "아기가 태어나면 대부분 부모가 이름을 짓는 것처럼 나무도 처음 발견한 사람이 이름을 짓는다"고 했다.
또 그렇게 이름 붙여진 데는 갖가지 이유가 있다고 했다.
나무의 이름은 우선 전체 모습이나 수피, 잎, 꽃, 열매, 가시 모양, 그 쓰임새 등에 따라 붙여지는 경우가 많다.
화살나무는 줄기마다 붙어 있는 코르크질의 날개가 꼭 화살깃을 닮았다.
참빗살나무는 이를 잡을 때 썼던 참빗의 살을 만드는 재료가 된데서 유래됐다.
"그렇다면 오리나무는 오리를 닮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데요". 설명을 듣던 한 아이가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오리나무는 옛날 거리의 길이를 표시하기 위해 오리(五里)마다 한 그루씩 심었다는데서 그 이름이 전해진 거죠". 임 교사의 설명에 그제서야 이해가 간다는 듯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무이름은 여러 개
"외국에서도 우리처럼 나무 이름을 부르나요?"
나무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재미있어 하던 아이들이 또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렇지는 않아요. 똑같은 나무라도 여러 개의 이름을 갖고 있는 셈이죠".
임 교사는 아이들에게 "나무 이름은 우리가 이름 붙여 부르는 것처럼 각 나라에서 각자의 언어로 지어 부르는 '지방명' 또는 '통속명'과 국제적으로 통하는 '학명'으로 크게 나뉜다"고 했다.
가을에 노랗게 물드는 은행나무를 서양에서는 '소녀머리 나무'라는 뜻으로 '메이든 헤어 트리'라고 부른다.
가르마를 탄 처녀의 머리 모양이 은행나무 잎의 모양과 비슷한 데에서 나온 것. 중국 사람들은 '귀족의 후손'이란 뜻으로 '공숀스'라고도 하고 은행나무 잎이 마치 오리발처럼 생겼다고 해서 '야찌아오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세계 공통적으로 부르는 나무이름은 학명. '식물계→문→강→목→과→속→종'의 단위로 세분하며, 보통 속명+종명을 써서 학명을 붙이고 있다.
최두성기자 진행:임성무(도원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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