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김극년 대구은행장

창의적 아이디어로 경영 혁신

대구은행은 상 받는 단골은행이 됐다.

지난 2001년 12월 김극년 행장이 올해의 베스트CEO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다산금융상 금상, 한국 경영혁신 대상, 마케팅 프론티어 대상 등 12차례의 각종 수상자 목록에는 김극년 행장이나 이화언 수석부행장, 대구은행의 이름이 올라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 규모의 통합컨설팅 조직인 IBM BCS와 동아일보가 선정한 '존경받는 30대 한국기업' 부문 전체 6위, 은행 1위에 올랐다.

더구나 이 평가는 경영 부문만 한 것이 아니라 국내 주요 상장기업의 3년간 재무실적과 경영 혁신, 투명 경영, 직원과 고객 만족, 사회 공헌과 환경 배려 등을 종합 평가한 것이어서 대구은행측은 더욱 고무돼 있다.

지금은 좋지만 대구은행은 98년 말 기록적인 4천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행히 그 때까지 30년간 축척해 온 자본 잉여금 5천억원이 있어서 위기를 모면했다.

일단 큰 불은 껐지만 어려움은 계속되었다.

부실 규모는 줄어들지 않고 회생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김 행장은 "당시에는 정말 외나무 다리를 건너는 심정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떨어지기 쉬웠지만 전 임직원이 함께 어려움을 잘 헤쳐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00년 김극년 은행장이 취임한 후 그는 '지역 밀착 경영'을 대구은행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대기업과 거래하다 은행 전체 부실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 서울 점포를 10개에서 3개로 줄이고 지역 중심의 경영을 시작했다.

부실채권을 과감히 정리하는 과정에서 분기 적자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그가 정한 방향은 옳았다.

'DGB봉사단'을 체계적으로 조직, 각종 봉사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각종 지역 사업에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01년, 회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한 외국 자본이 50% 감자를 통해 2억 달러 규모로 자본을 증자하겠다고 제의했다.

대구은행 임직원들 대부분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자고 했지만 그는 주주에게 손해를 끼칠 수 없다며 거절했다.

일시적으로 위기를 쉽게 넘길 수 있겠지만 주주에 대한 신뢰를 저버릴 경우 장기적으로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 김 행장의 생각이었다.

김 행장의 생각대로 대구은행은 독자적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

상.하간 의사 소통을 제대로 하기 위해 지점장들을 그룹별로 관리하는 그룹장제를 신설하자 '옥상옥'이라며 반대가 있었으나 효율적인 제도로 판명이 됐고 기업점포장들을 발로 뛰게 만드는 형태로 조직 개편을 했더니 역시 불평, 불만이 있었으나 이후 다른 은행에서 벤치마킹해가는 모범 사례가 됐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 긍정적인 상황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그의 방침이 대구은행내에선 자연스런 조직 문화로 자리잡게 되었다.

김 행장은 "전 임직원이 여가 생활 중에도 은행과 관련된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함께 이같은 일을 해왔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발전의 동력이 생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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