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 화씨 9.11-화면만큼 뒷말도 풍성

지난달 25일 미국 전역의 868개 극장에서 개봉된 마이클 무어 감독의 '화씨 9/11'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한 영화'로 불리는 만큼 흥행돌풍과 함께 풍성한 뒷이야기를 남기고 있다.

#정치권 공방=미 대선을 4개월 앞두고 개봉된 이 영화를 두고 미국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러한 호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며, 공화당은 애써 무시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

반 부시 그룹과 민주당은 이 영화가 이번 대선에서 부동층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부동층이 이 영화를 보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주의 그룹들은 '화씨 9/11'은 마이클 무어가 부시를 이번 대선에서 떨어뜨리기 위해 작심하고 만든 영화라고 비난하며, 이 영화를 상영하지 말도록 전국의 극장주들에게 압력을 넣었다는 후문. 게다가 부시의 아버지 조지 부시는 "내 아들에 대한 사악한 인신공격"이라며 불같이 화를 내면서, "거짓으로 가득 찬 영화"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침묵 백악관=자신을 거짓말쟁이에 무능력하다고 비난한 이 영화에 대해 조지 부시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지만 조지 부시는 일체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침묵이 금'이라는 만고불변의 교훈을 되씹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칸 영화제에서 수상작 발표직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적 허구와 현실을 혼동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던 공화당전국의원회 짐 다이크 대변인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것일까.

#미성년자 불가라니=미국영화협회(MPAA)가 이 영화를 미성년자 관람 불가 등급인 'R등급'으로 매기자 마이클 무어 감독과 배급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거친 언어와 폭력적인 장면이 이유였다는 것. 웬만한 폭력은 눈감아주는 MPAA가 왜 그랬을까. 청소년보다 조지 부시에게 너무도 폭력적이었다고 판단해서일까.

오는 16일 국내에서도 개봉될 이 영화에 대해 우리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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