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칠레 FTA영향...하우스 포도 값 폭락

상자당 최고 5천원 내려

한-칠레 FTA가 지역의 하우스포도 재배 농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영천지역 하우스 포도(가온포도)는 FTA 발효 이후 지난 5월말 첫 출하때 서울농협물류센터에서 캠벨얼리 2㎏ 상품이 지난해보다 5천원 내린 2만2천원에 거래됐고, 이어 6월초에는 2만원대로, 최근에는 1만5천원선까지 떨어졌다.

김천지역 역시 캠벨의 경우 5kg단위 포장의 경우 작년에 상품 가격이 3만1천원에서 2만8천원대로 떨어졌고, 중품도 2만3천원에서 2만원대로 하락했다.

상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작년에 상품 한 상자당 3만5천원까지 받았지만 올해는 1kg당 2천원꼴이 떨어져 현재 2만5천원선에 거래된다.

영천시 포도작목반은 출하물량이 줄었는데도 포도값이 바닥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값싼 칠레산 포도가 수입되고 지난 3월 폭설로 올해 포도 품질이 다소 떨어진 데다 불경기에 따른 소비부진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천지역 포도 총생산면적 2천381ha 중 62ha에서 하우스포도를 재배하는 농가는 칠레산 등 외국산 포도의 수입과 함께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않는 포도값 형성으로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10년째 포도농사를 짓고 있는 영천시 원제포도작목반 김치호(45.영천시 금호읍 원제리)씨는 "가온재배를 하려면 평당 2만원 가량의 난방비가 든다"며 "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으나 포도값은 폭락해 내년부터는 노지재배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FTA 발효 이후 값싼 칠레산 포도와 경쟁을 피하기 위해 많은 포도농가들이 다른 작물로 대체하는 바람에 출하물량이 지난해 보다 30~40% 가량 줄었는 데도 값이 떨어졌다"며 "우리 포도의 경쟁력이 없다는 증거"라고 했다.

지역 포도재배 농가들은 "안정적인 판로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영천시가 나서서 지역포도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판로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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