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포기해버린 안타까운 사람들의 소식이 매일 뉴스를 통해 들려온다.
삶의 끈을 놓아버린 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격리된다.
우리는 그들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무덤을 만들어 모신다.
죽음의 공간인 무덤은 시대에 따라 다른 양식들을 띄지만 그 유래는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타임머신을 타지 않더라도 선사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인돌이다.
대구지역에도 선사시대의 유물인 고인돌이 넓게 분포돼 있다.
◇고인돌 찾기
지난 25일 초등학생들이 체험교육컨설턴트 김경호씨와 대구 진천동 선사유적공원을 찾았다
청동기시대의 공동제의 유적인 '대구 진천동 입석'(사적 제411호) 유적을 복원 정비한 진천동 선사유적공원은 1천200여평 정도의 면적에 입석 1기, 석관묘 5기의 문화재, 모형석관묘, 모형입석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눈에 들어온 것은 단연 선돌. 높이 2.1m, 폭 1.1m의 지석묘. 주변에는 장방형 석축이 위치해 있었다.
김경호씨는 "60년때까지만해도 40기 이상의 지석묘와 입석, 고분군, 가마터 등이 있었으나 일대가 도시화되면서 대부분 사라졌다"고 했다.
문화재 보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본격적인 체험학습에 들어갔다.
"고인돌이 뭐냐"는 김씨의 질문에 아이들은 "선사시대 사람들의 무덤이다"라고 대뜸 대답했다.
한 아이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요즘에는 사람이 죽으면 나무곽을 짜서 거기에 시신을 넣고, 땅에 묻어 무덤을 만들지만 옛날 사람들은 시체를 묻고 돌 몇 개를 받침대로 해서 그 위에 덮개돌을 얹어 무덤을 만들었다"고 했다.
◇신분의 상징
고인돌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북방식은 고인돌을 받치는 다리가 드러나 있고 남방식은 다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고인돌은 살펴보던 한 아이가 "당시에는 기계도 없었는데 이 큰 돌을 어떻게 옮겼나요"라며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김씨는 엉뚱하게 "고인돌의 덮개돌 크기가 죽은 이의 신분을 상징했다"고 답했다.
이해가 안간다는 듯 아이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김씨는 설명을 이어갔다.
김씨는 "무거운 돌을 옮기려면 여러사람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나 고인돌에 묻힐 수 없었다"며 "부족민들이 그들의 족장을 숭배하기 위해 고인돌을 축조하게 됐다"고 했다.
김씨는 "옛날 사람들 가운데는 자신의 부족이 우수하고 족장이 위대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다른 부족보다 더 큰 돌을 덮개돌로 얹으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고인돌을 만드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또 큰 돌을 옮기는 과정에서 힘없는 부족민들은 힘겨운 노동에 시달리기도 했고, 돌에 깔려 죽기도 했다는 것. 덮개돌이 80t에 이르는 것도 있다는 말에 아이들의 눈이 동그레졌다.
◇대구의 고인돌
예전에는 대구에서 쉽게 고인돌을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도시개발로 대부분이 훼손됐다.
대구의 고인돌은 옛 신천 주변을 비롯해 전천천, 앞산 대명천을 중심으로 퍼져 있다.
진천천을 중심으로 한 월성동, 상인동의 고인돌은 현재 가정집이나 공장 등에 분포돼 있고, 경북대 야외박물관에 이를 복원한 고인돌이 있다.
신천을 중심으로 하는 상동 고인돌은 수성유원지 인근에 4기가 있는데 현재는 방치돼 있어 언뜻봐서는 그냥 바위로 보인다.
영남대 야외전시장에는 고인돌 공원이 마련돼 있다.
영남지역에 흩어져 있던 고인돌들을 발굴해 이곳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대구 이천동 고인돌과 시지동 고인돌, 매호동 고인돌 등 남방식 고인돌들과 마을어귀나 구릉, 또는 고인돌 옆에서 성역을 표시하거나 신앙의 대상물로 여겨진 '선돌'도 함께 전시돼 있다.
최두성 dschoi@imaeil.com
진행:김경호 체험교육컨설턴트
◇생각해보기
1. 고인돌은 우리나라에만 볼 수 있을까. 세계의 고인돌 분포를 알아보고 그 특징들을 비교해 보자.
2. 고인돌은 무덤의 덮개돌. 그렇다면 그 아래의 무덤은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지 알아보자.
3. 고인돌을 축조했던 시대는 어떤 사회였는지 알아보고 그 시대의 다른 유적.유물들을 찾아보자.
4.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무덤은 어떻게 발전돼 왔는지 살펴보고 그 무덤의 특징들을 알아보자.사진: 대구 진천동 선사유적공원에서 초등학생들이 모형 고인돌에 새겨진 동심원을 탁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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