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리도 단 음식을 좋아한다

더러운 파리가 유독 맛있는 음식에 더 들끓는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 분자세포생물학과 조교수인 크리스틴 스콧은 파리도 사람이나 다른 대부분 포유류처럼 단 맛이 나는 음식에 끌리고, 쓴 맛이 나는 음식은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abc 인터넷판이 1일 전했다.

쓴 음식에는 독성이 있을 수 있으며, 단 음식은 먹기에도 좋고, 칼로리도 높다는 사실을 파리도 알고 있다는 게 스콧 교수의 설명이다.

학술지 '세포' 24일자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스콧 교수는 흔한 초파리 종류인 노랑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파리도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내는 방식이 사람과 아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일단 초파리는 놀라운 후각시스템의 도움을 맡아 음식의 냄새를 맡으며, 그 후음식물 한 쪽의 맛을 본 다음에 진짜로 먹을 부위를 결정한다고 스콧 박사는 설명했다.

이런 과정은 수백만년간에 걸쳐 서로 다른 진화과정을 겪은 인간이 음식물을 선택하는 것과 아주 유사하다.

스콧은 파리의 뇌 속에 신체지도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파리의 두 날개를 접착제로 붙여 날지 못하게 하고 다리에 쓴 맛과 단 맛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실험을진행했다.

그 결과 파리의 다리를 설탕에 빠뜨렸을 때 파리의 주둥이가 튀어나왔다. 이는파리가 즉각 설탕의 위치를 알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쓴 물질을 넣었을 때파리의 주둥이는 반응하지 않았다.

더 나아가 스콧은 파리에게는 두 가지 미각 신경세포가 있어 하나는 단 맛을, 다른 하나는 쓴 맛을 감별하는데 사용되는 지를 밝혀낼 계획이다.

구조가 매우 단순한 파리의 두뇌가 어떻게 좋고 나쁜 음식물을 골라내는지를 밝혀 낸다면 인간의 두뇌가 어떻게 짧은 시간내에 방대한 양의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는지를 규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것이 스콧 연구팀은 물론 또 다른 연구팀인 듀크대의 과학자들이 파리의 음식선택 과정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다.

듀크대 유전학과의 후버트 앰레인 교수는 파리가 사람보다 쓴 맛과 단 맛을 더잘 구분할 수도 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포유류와 달리 파리의 경우 쓴 맛을 인식하는 신경이 단맛을 감별하는 세포보다 더 정교한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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