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서 듣는 새벽 목탁소리와 소심경을 염송하며 식사하는 발우공양, 참선, 그리고 육체노동의 신성함을 느끼게 하는 울력….
여름을 맞아 사찰에서 열리는 수련회에 참가해 무더위도 잊고, 마음의 때도 씻어보면 어떨까. 전국의 각 사찰들은 일반인들이 1년 중 단 며칠이라도 홍진(紅塵)의 번뇌를 털어버리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여름 수련회를 마련했다.
동화사 은해사 직지사 해인사 등 사찰마다 다채로운 수련 프로그램을 마련, 세파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리려는 대중들을 맞이하고 있다.
조계종 포교원이 신행정보센터(www.info.i buddhism.org)를 운영, 여름 수련회 정보와 법회, 수행 프로그램을 알려주고 있어 이용할 만하다.
문의 02)2011-1974.
◎ '반성과 깨달음'-마음의 여행
올 여름 전국 사찰에서 열리는 여름 수련대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예년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전국 50여 곳의 사찰에서 열리기도 하지만 사찰마다 개성이 톡톡 튀는 알짜배기 프로그램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독특한 행사 명칭에서부터 각종 테마별 수련회, 가족수련회, 부부수련회, 어린이수련회 등 각양각색이다.
여름 수련대회의 백미는 어린이 수련대회. 아이들의 창의력을 기르고 불심을 심어주기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많이 준비됐다.
대구 동화사, 법왕사, 관음사, 불광사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수련회를 열며 은해사, 직지사, 청암사, 골굴사 등 경북지역 사찰들도 어린이 수련대회를 마련했다. '참된 자아를 찾아서'를 주제로 한 동화사 경우 어린이 수련대회를 캠핑, 율동, 모닥불놀이, 동화사 탐구, 민속놀이, 물놀이 등으로 진행한다.
선무도로 잘 알려진 경주 골굴사는 선무도 수련과 더불어 여름화랑 수련회를 연다.
성인을 위한 수련 프로그램도 특색이 있다.
동화사는 최근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요가를 수련회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다.
또 영천 은해사는 '구름을 벗어난 태양과 같이'를 주제로 팔공산 숲에서 달빛을 등불삼아 야간산행을 하고, 계곡에 발을 담근 채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가장 화려한 날은 바로 오늘이다'란 주제로 여름 수련회를 여는 해인사는 '참나'를 찾기 위한 프로그램이 화려하다.
참선 예불 발우공양 외에도 사경, 포행, 차담, 독송 등 사찰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수행법들이 총집합돼 있다.
김천 직지사는 온가족이 함께할 수 있도록 '가족캠프'를 연다.
가족 수련회 경우 '가족 서로간의 장기 찾기', '서로에게 삼배(三拜)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간의 화합을 도모한다.
이밖에 평창 월정사가 '천년의 기다림'이라는 주제로 전나무 숲길에서 삼보일배를 하고, 숲 속에서 요가를 하는 수련회를 진행하며 양산 통도사는 '은혜로운 삶 봉사하는 생활'로 봉사하는 마음을 기른다는 취지에서 통도사 경내에서 삼보일배 행사를 연다.
◎ '참나'를 발견하는 기쁨
사찰 수련회도 알고 가면 더 즐겁고, 더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스님들이 수행을 하는 사찰에서 수련을 하는 만큼 청정한 마음부터 가지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또 사찰마다 프로그램이 각양각색인 만큼 신청하기 전에 수련 프로그램을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필수다.
전화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세부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절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는 묵언(默言)해야 한다.
입을 꼭 다물고 생활하라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말은 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리고 항상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하며, 예불과 공양, 울력시간에 늦거나 빠지면 안된다.
산사에서 생활하기로 결심했다면 세속의 일은 잠시 접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휴대전화도 끄고, 정치가 어떻고, 연예인이 어떻고, 지금 하는 사업이 어떻다는 등의 얘기는 아예 꺼내지 않는 것이 주변 사람들은 물론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된다.
스님이 수행하는 곳은 함부로 들어가지 않고, 취침시간인 밤 9시 이후에는 돌아다니지 않아야 한다.
경내에서 사람을 만날 때는 합장으로 인사하고, 담배와 술의 유혹도 떨쳐버리는 것이 어떨까.
수련회의 핵심 중 하나인 좌선(坐禪)을 통해 참가자들은 '나는 누구인가'란 화두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수많은 다른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왔다 나갔다하는 끝에 참가자들은 "평소 나에 대해 나는 얼마나 소홀했던가"란 반성과 작은 깨달음을 얻는다고 한다.
이처럼 '참나'를 발견하는 것이 사찰 수련회의 가장 큰 의미이자 미덕인 것이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