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7부(노영보 부장판사)는 5일 안기부 예산을 총선 및 지방선거 자금으로 불법사용한 사건인 이른바 '안풍(安風)' 사건과 관련, 강삼재 전 한나라당 의원과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강씨가 안풍자금 돈세탁 대가로 금융기관 직원에게 1억6천700만
원을 지급한 부분 중 3천3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 유죄로 인정, 강씨에게 벌
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기섭 피고인이 감삼재 피고인에 대한 진술을 번복한 것
은 강 피고인이 김영삼 전 대통령 관련 사실을 폭로함으로써 더 이상 강 피고인을
옹호하는 경우 자칫 자신이 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김 전 대통령의 이 사건 자금
관련 사실이 모두 밝혀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며 'YS비자금'이라는
강씨의 주장을 사실상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증거상으로도 강 피고인이 신한국당 사무총장으로 청와대에서 수시로
김 전 대통령을 독대하고 96년 1월 400억원이 안기부 관리계좌에서 출금돼 강 피고
인이 관리하던 회사 계좌에 입금됐는데 그 사이 강 피고인이 청와대를 방문한 사실
도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전 여담이라 전제한 뒤 "도마뱀 꼬리를 자른다고 도마뱀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도마뱀이 현장에 있었다는 증거만 될 뿐"이라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이에 따라 항소심 재판부가 1심 결과를 뒤집고 1천197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
금을 사실상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사실상 인정함에 따라 향후 정치권에서
는 전 대통령들의 막대한 비자금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이 자금이 안기부 예산이라고 한다면 김씨의 안
기부 예산 횡령에 해당된다"며 "그러나 검찰은 횡령 이후의 단계인 국고손실 혐의로
강씨와 김씨를 공범기소한 상태여서 처벌이 어렵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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