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테네 올림픽 D-37

301개의 금메달 인간 한계에 도전한다

'지구촌의 최대 스포츠 축제'인 2004년 하계올림픽(8월13~29일)이 7일로 37일 앞으로 다가왔다.

신화와 전설이 곳곳에 서려있는 그리스 아테네 올림피아 산기슭에서 108년만에 다시 열리는 제28회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전 세계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지만 그리스 국민들은 성공적인 개최를 낙관하고 있다.

주경기장과 메인프레스센터, 선수촌 등 주요 대회 시설의 공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 공사판에서 대회가 열릴지 모른다는 비아냥에도 아테네올림픽조직위원회(ATHOC)는 "대회 개막일까지는 모두 완공될 것"이라며 느긋한 표정이다.

주경기장 경우 지붕과 뼈대 등 외관은 완공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관중석 등 내부는 여전히 공사 중이다.

숙박시설이 부족한 데다 숙박비마저 비싸고, 교통도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 요금은 평상시의 4배 가까이 치솟았다.

조직위원회는 호텔 객실이 모자라자 관광객들을 위해 피레우스항에 크루즈 유람선 11척을 정박시켜 놓았다.

조직위는 또 700여곳에 각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 캠핑장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라크 사태 등 불안한 국제 정세로 안전문제를 우려하는 나라들도 많다.

미국과 호주는 테러에 대비, 선수단을 선수촌이 아닌 유람선에 숙박시키기로 했다.

그리스 정부는 미국에 대해 자체 안전요원이 오는 것을 막지는 않겠지만 무기 휴대는 안 된다고 통보했다.

그리스는 안전문제에만 8억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어 5만여명의 경찰과 군인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밖에 동유럽의 매춘부가 다 집결할 것이라는 외신보도가 나올 정도로 매춘 문제도 걱정거리의 하나다.

하지만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이자 1896년 제1회 근대올림픽이 열렸던 곳에서 다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올림픽 본연의 '순수한 스포츠정신'을 되찾는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그리스는 '고대와 현대가 함께 하는 올림픽' '인간의 눈금(Human Scale)에 입각한 독특한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이와 관련한 대회 준비에 큰 힘을 쏟았다.

조직위는 대회 기간 아테네를 찾는 방문객들이 고대 유적과 유물을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기원전 5세기에서 19세기까지의 유적지를 잇는 차량없는 도로 '고고학공원'을 설치한다.

조직위는 또 대회 기간 200여개의 야외극장을 열고 아크로폴리스 인근에 공연장을 설치하는 등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 이미지를 적극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조직위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지나치게 침투한 상업적인 요소를 배제하는 데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회 종목도 정비된다.

IOC는 야구, 소프트볼, 근대5종 등 일부 종목을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퇴출시키기로 했다.

IOC와 조직위는 순수한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반(反)도핑 기준도 대폭 강화해 깨끗한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이라크 등 200여개 나라에서 1만6천500여명의 선수단과 2만여명의 보도진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들은 육상과 수영, 펜싱, 사이클, 체조, 테니스, 사격, 역도, 레슬링(이상 제1회 종목), 양궁, 배드민턴, 야구, 농구, 복싱, 카누, 승마, 축구, 하키, 유도, 근대5종, 조정, 요트, 소프트볼, 탁구, 태권도, 철인3종, 배구, 핸드볼 등 28개 종목(37개 세부종목)에서 조국과 개인의 명예를 걸고 총 301개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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