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 지구대 '콩나물 시루'...공간 태부족

"근무 인원은 3배로 늘었는데 사무실 크기는 그대로니... 어린이 놀이터에서라도 회의를 해야 할 형편입니다".

지난 하반기부터 파출소가 지구대로 통합 운영됐지만 사무실은 예전의 파출소 1곳을 그대로 사용, 지구대마다 비좁은 사무실과 주차난때문에 날마다 곤욕을 치르는 '딱한 처지'에 놓였다. 기존 파출소 3~4곳이 1개 지구대로 통합돼 근무 인원이 60여명으로 늘었지만 사무실 증.개축은 예산이 없어 계속 미뤄지고 있기 때문.

대구 수성구의 상동.중동.파동 등 3개 파출소가 통합된 상동지구대의 경우.

예전의 상동파출소를 지구대 사무실로 그대로 쓰다보니 근무 교대시간이 되면 경찰관 34명이 한꺼번에 몰려 업무 처리마저 힘든 형편이다. 직원들의 조회는 지구대 뒷 마당에서 해야하고 근무복 갈아입을 공간은 커녕 방독면, 구명조끼를 둘 곳도 마땅찮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는 상동지구대 뿐만이 아니라 대구의 36개 지구대 대부분이 겪는 곤욕.

궁여지책으로 헌 창고를 임시로 개조,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마련하고 주차공간이 없어 인근 주민들의 눈치를 보며 골목길에 차를 세우고, 소란한 공터에서 회의를 해야하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남구 동대명지구대 관계자는 "회의조차 1조, 2조로 나눠서 해야할 정도로 사무실이 비좁지만 예산반영이 되지 않다보니 증.개축이 여의찮다"고 말했고, 중구 달성지구대 관계자도 "치안수요는 늘어가는데 지구대 근무형편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또 상동지구대는 더 이상 견디다 못해 지난 3월 폐쇄된 구 상동사무소 건물로 지구대 사무실을 옮길 수 있도록 해달라며 수성구청에 협조를 요청, 구의회의 '지구대, 동사무소간 교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국유재산 교환에 따른 행정절차가 남아 이전이 미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 경찰청 관계자는 "이런 어려움은 대구의 36개 지구대 대부분이 마찬가지이며, 이때문에 개선을 요구하는 이야기도 많다"며 "그러나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한동안은 어쩔수 없다"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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