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만큼 좋은 시사 교과서가 따로 있나요."
매일신문 46년 독자인 임재직(70.대구 달서구 진천동)옹. 지난 1999년 경주의 안강중.고를 끝으로 교직에서 정년 퇴임한 그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세상의 정보를 알고 사고력을 키우는 데 신문만한 매체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58년 대구중학교에 첫 부임했어요. 그런데 교과서, 일반 도서 모두 너무 부실한 거야. 안되겠다싶어 신문을 수업시간에 이용했지. 그때는 신문만한 양질의 출판물이 없었거든."
임옹은 가위로 오려낸 기사들을 '이주의 토픽'으로 정해 교실 게시판에 붙이고 학생들이 읽도록 했다.
해외뉴스는 세계지도를 붙여두고 사건이 일어난 지역과 줄을 이어 줬다.
요즘 말하는 'NIE(신문활용교육)'의 선구자였던 셈.그때 스크랩을 보던 코흘리개들이 지금은 중년이 돼 찾아와 술이라도 받아줄 때면 절로 어깨가 으쓱하다고 했다.
임옹이 일일이 가위로 오리고 풀로 붙여 만든 스크랩은 정초 때마다 한 권의 책으로 묶어져 태어났다.
빛 바랜 신문기사들이 차곡차곡 정리된 매일신문 스크랩 북은 어느새 46권이나 되어 '우륵집(牛肋集)'이라는 의미심장한 이름을 달고 그의 서고에 가지런히 꽂혀있다.
"'계륵(鷄肋)'을 빗댄 말이에요. 소갈비처럼 버릴래야 버릴 것이 없다는 뜻이지." 그의 말대로 우륵집은 그의 교직생활동안 좋은 시사 백과사전 역할 노릇을 톡톡히 했다.
특히 굴곡이 많은 우리의 현대사에서 격동기에 대한 신문기사를 비교해보면 당시의 평가와 현재 평가가 전혀 달라 격세지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현재 그의 책장에는 우륵집을 포함해 모두 100여권에 달하는 신문기사 스크랩 북이 빽빽하다.
이중 8할은 매일신문. 관심있는 시리즈물도 고스란히 보관돼 있다.
'고찰' '취락' '대구 격동시대' '지구촌 소수민족' '영남학파' '길따라 인물따라' '문중. 뿌리를 찾아' 등 매일신문의 역사를 보는 듯하다.
"최근에는 '아 대가야'를 감명 깊게 읽었어요. 한 달에 1만원 남짓 내고 이런 유익한 정보들을 어디에서 얻겠어요."
임옹은 신문을 진지하게 읽다보면 자연히 생각의 깊이도 더해지고 논리도 정연해진다고 했다.
"요즘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즐긴다는데 도무지 사람 냄새가 안나. 또 TV 뉴스는 신문보다 심도가 떨어지는 것 같고…. 논술준비를 한다면 신문 읽기를 권하고 싶어."
그가 바라보는 매일신문은 어떤 모습일까?.
"남들은 보수언론이다고 얘기한다는 데 난 그렇게 생각 않아. 그리고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를 소홀히 하지 않고 정자세를 지켜주는 것도 고마워."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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