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오백원이 어디냐고 난 고집을 피웠지만, 사실은 좀 더 일찍 그대를 보고파/ 하지만 우리 함께한 순간 이젠 주말의 명화됐지만/가끔씩 나는 그리워져요 풋내 가득한 첫사랑'. (이문세 '조조할인')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을 극장 조조할인과 엮은 노래다.
영화보다 그대를 조금 더 일찍 보고 싶어, 그러나 이젠 떠난 사랑. 그때 함께 본 그 영화는 이제 '주말의 명화'처럼 옛 추억이 되고, 그래도 그 영화만 보면 그대 생각이 난다는 속이 아리는 얘기다.
누구나 '조조할인'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때는 왜 그리 주머니가 궁했던지. 오백원 아끼려고 재개봉관까지 영화 오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시절이었다.
그래도 일찍 볼 수 있었던 것이 조조할인. 방학 때는 오전 8시부터 상영하는 영화도 있었다.
"유비는 무환이요, 조조는 할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돌았다.
"너 조조인생이지?"라는 말도 있었다.
예전에는 조조할인 외에 할인되는 것이 많았다.
군경할인에 학생할인도 다 세분돼 있었다.
대학생 고등학생 중학생 다 달랐다.
심야할인도 있었다.
그래도 가장 폭넓게 사랑받은 것이 '조조할인'이었다.
그러나 요즘 할인은 카드에 따라 다르다.
극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조조할인 요금은 예전보다 훨씬 싸졌다.
요즘 입장료는 6천500원. 할인되는 카드가 많다.
그래서 할인받으면 4천원까지 내려간다.
거기에 조조할인. 잘하면 2천원에서 3천원이면 영화를 볼 수 있다.
대개 조조영화는 오전 8시30분부터 10시30분 사이에 시작되는 첫 회가 대상이다.
경기불황 때문일까. 한동안 사라졌던 '조조할인'이 요즘 다시 인기다.
그런데 조조 관객에는 30대와 40대 주부들이 많다.
정작 돈이 궁한 학생보다 주부들이 많다는 것이 색다르다.
한 주부영화모임의 경우 한달에 한번씩 단체로 관람하는 것은 물론이고, 두세명씩 모이는 '번개모임'도 다 조조할인 영화를 본다고 했다.
시간 내기도 좋고 요금도 싼 것이 이유다.
혹시 싶어 "조조할인에 대한 추억이 있어 오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문세의 '조조할인'처럼 말이다.
그런데 대답이 걸작이다.
"새로 생긴 멀티플렉스에 카드 꺼내 영화값 결제하는데 추억이 떠오르겠어요?"
그러고 보니 대구에 추억의 극장들이 한 군데도 없다.
다 멀티플렉스로 바뀌었다.
추억을 곱씹을 '시네마천국'도 없으니, '조조할인'이 무색해진다.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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