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산동에서-경제의 심리학

마치 배구나 테니스의 긴 랠리처럼 비관론과 낙관론이 끊임없이 경제라는 공을 네트 사이로 넘기고 있다.

더 정확하게는, 비관론이 우세한 힘을 바탕으로 낙관론을 압도하고 있다.

최근에 나온 비관론은 우리 경제가 회복기를 채 갖지 못한 채 일시적으로 상승하다 다시 경기가 하강 국면에 빠져드는 더블 딥(Double Dip)을 겪은 뒤 일본처럼 장기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지금도 어려운데 이 어려움이 계속된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들에게 '잃어버리는 시간'이 다가오는 상황은 누구라도 맞이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조심스런 낙관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프리 존스 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장 등 외국인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개선의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더블 딥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들은 수출 호황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한국인들이 예전에 가졌던 자신감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며 심리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는 경제 속성상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비관론도 무시할 수 없고 낙관론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 기업, 개인 등 각 경제 주체들이 합심해 난관을 극복하고자 한다면 경제는 나아질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하다면 경제는 더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 상황은 정치, 사회적 갈등과 맞물려 경제도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을 놓고 여'야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으며 노사 문제도 우리 경제의 '걸림돌 목록'에서 빠지지 못하고 있다.

더 고약한 점은 현 정부가 주류 세력으로 등장하면서 이전까지 주류를 이루던 중앙 기성 세력과 끊임없이 싸우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경제에 결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금융계 인사가 하는 말은 그래서 곱씹어 볼 만하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옳게 설정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중심이 돼 국민을 통합하고 이끌어 나가야 되는데 반대 세력의 공격이 거센 상황에서 그러한 능력과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다.

"

'잃어버린 시간'속에 놓이지 않기 위해 테이블에 앉은 채 서로 노려볼 것이 아니라 낙관론이 비관론의 손을 잡고 함께 문 밖으로 뛰어나가야 할 때이다.

우리는 강인한 정신력과 조직력으로 다져져 승리를 따내는 축구팀이 되어야 한다.

김지석 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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