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빠르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2006독일월드컵의 전술적인 화두는 '속도'가 될 전망이다.

유로2004에서 드러난 가장 큰 축구 흐름은 체력을 앞세운 '압박'이 더욱 강해졌다는 점이다.

또 압박을 푸는 열쇠로 '속도'의 개념이 도입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스가 비록 '수비축구'를 바탕으로 정상에 올랐지만 그리스의 스피디한 역습은 상대가 공격 일변도로 나설 수 없도록 할 만큼 위협적이었다.

특히 4강에서 좌절한 체코와 네덜란드, 8강에서 떨어진 잉글랜드는 속도감있는 축구를 펼쳐 '축구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D조 조별리그 체코와 네덜란드전은 빠른 패스에 의한 공수전환과 적중력높은 골 결정력을 선보여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로 꼽혔다.

또 재미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리스의 수비축구 전략은 본받아야 할 점이 많았다.

이번 대회를 지켜 본 축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장순필 축구협회 기술위원=키워드는 빠른 패스와 몸싸움, 그리고 판단력이다.

압박보다는 볼이 빠르게 전개되는 흐름을 보였다.

생각지도 않은 팀들이 이긴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배울 점이라면 느린 선수는 이제 힘들다는 것이다.

스피드도 빨라져야 하겠지만 그 못지않게 판단도 빨라야 살아남는다.

◆오세권 축구협회 기술위원=전체적으로 압박이 강해졌지만 이에 대한 대응으로 빠른 패스를 통해 압박에서 벗어나는 연구도 그만큼 많이 진행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압박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빠른 패스를 전개해야 한다.

공격에서 빼앗기면 곧장 압박에 들어간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우승팀 그리스에 초점을 맞춘다면 조직력과 체력, 골 결정력이 두드러졌다.

그리스는 4-4-2 포메이션의 변형인 5-4-1로 철저한 수비를 펼치면서도 공격할 때는 자연스럽게 3-4-3으로 변환해 몇 안되는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효율성을 과시했다.

◆허정무 대표팀 수석코치=현지에서 직접 관전한 느낌을 종합해 전체 흐름을 평가한다면 압박은 더 강해졌고 빠른 패스와 공수전환이 필수 항목이 됐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압박은 이전 월드컵 때부터 현재 축구 흐름을 대변하는 단어였지만 앞으로 더 큰 줄기로 이어질 것 같다.

그리스의 우승은 수비에서 빠른 역습으로 이어지고 반대로 공격수들도 빠르게 수비에 가담하는 유기적인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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