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망망대해를 품에 안은 섬은 탄생의 설화도 늘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
연신 파도가 몸에 와 부딪치고 뙤약볕이 온 몸을 괴롭혀도 결코 그 사연을 풀어놓지 않는다.
가끔 적막을 깨는 갈매기의 울음과 뱃고동 소리만 거기에 섬이 있음을 알릴 뿐이다.
이런 비밀스러움 때문에 섬은 눈부시고 아름다운지도 모른다.
경남 통영 소매물도(小每勿島).
섬에는 1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산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많은 섬들이 그러하지만 때묻지 않은 자연이 도시인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섬에는 식당도 약국도 하나 없다.
어렵사리 찾은 구멍가게의 주인은 바다에 자주 나가는 바람에 가게문은 늘 자물통이 채워지기가 일쑤다.
주민들은 이런 불편을 개의치 않는다.
소매물도는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부둣가에서 바라본 섬은 여느 섬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얼굴이다.
발품을 팔아 섬 뒤편으로 찾아들면 꼭꼭 숨겨놓은 비경이 탄성을 자아낸다.
절경을 감상하려면 망태봉에 올라야 한다.
높이는 고작 해발 120m에 불과하지만 부둣가에서 마을을 지나 30분 가량 굽이굽이 오솔길을 올라가야 한다.
망태봉에 오르는 순간 신이 빚어놓은 듯 펼쳐진 아름다운 모습에 숨이 막힐 정도다.
등대섬과 푸른 바다, 깎아지른 기암절벽들이 한치 어긋남 없이 조화롭다.
저 멀리 암벽 위에는 낚시 삼매경에 빠진 강태공들과 쉼 없이 포말을 그리며 섬 주위를 맴도는 통통배들, 섬 곳곳에서 풀을 뜯고 있는 검은 염소떼와 그물에 해산물을 가득 채우는 해녀들의 물질하는 모습…. 7월, 소매물도의 풍경은 한가롭기만 하다.
소매물도로 가기 위해서는 통영에서 배를 타야 한다.
통영 여객선터미널(055-642-0116)에서 소매물도로 가는 정기여객선을 이용하면 된다.
하루 2차례 운행하는 여객선은 소매물도까지 1시간30분 가량 물살을 가른다.
통영으로 가는 길은 구마고속도로 내서분기점에서 서마산 방향으로 틀어 계속 진행하다 서마산IC를 빠져나온다.
고성방향 14번 국도를 달려 고성읍을 거쳐 40여km를 더 가면 통영이다.
글'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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