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마솥 추어탕'

경주시 서부동 법원 뒤쪽 골목 안 '골목집 가마솥추어탕'. 친정어머니에게서 전수받은 조리법으로 주인 안갑진씨가 가정집을 식당으로 개조해 경상도식 추어탕을 끓이고 있다. 지난 해 8월 문을 열었지만 그 진한 맛에 반한 단골의 입소문이 파다하다.

이 집은 국물을 내는 미꾸라지 손질부터가 재래식이다. 국산 미꾸라지를 소금으로 해금하면서 짚으로 치대어 미세한 비늘을 털어내고 삶는다. 소쿠리에 받쳐 손으로 으깨 낸 추어국물에 직접 가꾼 무와 배추 시래기를 쭉쭉 찢어 된장에 버무려 가마솥에 함께 넣고 장작불로 3시간 정도 끓여낸다. 이 때 익은 미꾸라지를 믹서로 갈면 내장이 터져 쓴 맛을 내지만 손으로 스윽스윽 걸러내면 내장이 으깨지지 않아 추어탕 맛이 훨씬 깔끔하다. 미꾸라지 양도 많이 들어간다.

"우리집 추어탕은 끓일수록 국물이 뻑뻑해지면서 맛도 더 좋아진다"는 안씨는 "어머니가 맛도 가끔씩 점검해주시고 인근에서 채소농사를 지어 부재료를 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재료 아끼지 말라는 당부는 잊지 않는다고. 이 때문인지 대청마루에 앉아 선풍기 바람 쐬며 먹은 골목집 가마솥추어탕은 추억의 어머니 손맛에 젖어들게 한다.

또 다른 별미는 미꾸라지 튀김(작은 접시 1만원, 큰 접시 2만원). 튀김옷을 뒤집어쓰고 산채로 튀겨진 미꾸라지 맛이 바삭거려 어린이들도 좋아한다. 농사지은 콩을 맷돌로 갈아 만든 두부도 입안에 녹을 듯이 부드럽다. 추어탕 값 5천원.

문의:054)772-3137

우문기기자 pody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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