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축사 해충엔 '노란 전등'이 천적

"축사에 모기 등 해충을 막으려면 노란색 전등을 달아라."

여름철 밤이면 사람들은 물론 소나 돼지 등 가축들도 사람 못지않게 흡혈해충인 모기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아까바네'등 질병에 감염되기도 한다.

축사나 돈사에 기생하는 모기 등의 흡혈해충을 완전 방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요즘은 농가마다 출입문에 방충망을 설치하는가 하면 살충제까지 수시로 뿌려보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같은 축산 농가의 이색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칠곡군 농업기술센터가 새로운 모기 퇴치법 보급에 나서 농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농업기술센터의 해충 퇴치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방충망 설치와 살충제 살포 대신 노란색의 해충 방제등을 설치하는 것이다.

모기와 같은 흡혈해충은 노란색 빛을 싫어하고 푸른색 빛을 좋아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같은 원리는 축산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시험연구한 결과를 적용한 것.

농업기술센터는 올해 시범사업으로 5백만원을 들여 왜관읍 아곡리 조병용(51)씨 등 4농가의 한우축사에 노란색 해충 방제등을 설치했다.

축사 내부 천장에 길게 2개의 줄을 치고 2m 간격으로 노란색 전구를 달았다.

황색등에는 자동 점멸기를 부착, 일몰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켜지고 아침에는 자동으로 꺼지도록 했다.

전등은 방수용 소켓을 사용하여 축사 청소나 방역 소독시 전기합선이나 누전의 위험도 없앴다.

요즘은 해질 무렵 축사에 노란색 전등이 켜지면 축사 안을 서성이던 소들은 일제히 전등 밑으로 모여든다.

전등밑에는 모기가 극성을 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소들이 경험한 것. 별로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효과는 의외로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농가에서는 "무엇보다도 모기의 흡혈로부터 가축을 보호할 수 있는 게 좋다"는 반응이다.

특히 가장 큰 장점은 소들이 모기에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육질이 좋아지고 체중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황색 해충방제등을 설치할 경우 1일 체중증가량이 평균 0.52kg에서 0.63kg로 늘어나 약 21% 정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칠곡군 농업기술센터 전창우씨는 "해충방제용 황색등이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앞으로 보급을 확대하여 수입개방에 대비한 한우 경쟁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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