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던지며 마음껏 달리는 모습도 이제는 보기 어렵게 됐다.
도시의 가용 부지가 한계에 이르면서 새로 짓는 학교는 부지를 충분히 확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데다 기존의 학교도 건물 증축을 운동장에 하다보니 100m 달리기조차 할 수 없는 학교마저 적지않아진 것.
9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초.중.고(특수고 포함)의 체육장은 올해 389만㎡(406개교)로 지난해보다 4만 8천㎡가 늘어났지만 학생 1인당 체육장 면적은 9.48㎡에서 8.93㎡로 오히려 0.55㎡가 줄었다.
특히 대구의 고등학교는 학생 1인당 운동장 면적이 지난해에 비해 7㎡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현상은 신설 학교의 경우 비싼 땅값과 가용 부지의 한계로 인해 학교부지를 충분히 확보하기가 어려운 때문. 또 기존의 학교들도 급식소와 체육과, 특별실을 잇따라 신설하고 있지만 학교 내에 별다른 공간이 없어 운동장을 일부 편입해 지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2001년부터 학급당 학생수 낮추기 사업을 시작함에 따라 많은 학교들이 교실을 늘려야 하는데도 교실을 지을 땅이 없어 운동장에다 건물을 세우는 일도 많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초.중.고교의 교사 부지 면적이 지난 1년 동안에 8만㎡가 늘어났고, 지난 2001년부터 지금까지 고등학교에 증설된 건물부지 면적만 9개교에 8천 670㎡에 달하는데 이중 상당수는 학교 운동장을 떼내 이뤄졌다 것.
그러나 운동장 내 건물 증설을 놓고 대구 북구의 한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들과 학교 운영진, 학부모들 간에 갈등이 생겨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대구시내 한 중학교 교사는 "해마다 건물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지을 부지가 마땅찮아 운동장을 이용해 건물을 신축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몇개 반에서 체육수업이 겹치면 운동장 사용이 어려워 실내수업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도 "운동장 면적의 부족으로 인해 최근 신설된 학교는 절반 이상이 100m라인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수당 운동장 규모가 정해져 있지만 체육관 면적의 경우 운동장 규모의 2배로 산정해주는 등 허술한 교육부 인가 기준도 운동장 내 건물 증축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동섭 경북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운동장은 학생들이 기초체력을 연마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장소"라며 "운동장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학생들이 인근 사회체육시설들을 활용하게 하는 등의 체육프로그램 개발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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