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교육을 중시하던 중국 초'중등 학교들은 개혁개방 이후 입시에 열중하고 있다.
사상도 중요하지만 전문성 즉, 실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명문학교 진학은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됐다.
이에 따라 입시경쟁이 치열하고 과외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열광적이지 않다.
과외 시장이 협소한 데다 학생과 학부모가 과외에 거는 기대도 낮다.
학생들은 자신들에게 특히 부족한 한두 과목 정도의 과외만 받는다.
우리나라와 같은 종합반 과외는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 교육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학교다.
"학교 수업량이 만만치 않은데 수업을 마친 후 학원에 갈 시간이 있나요?" 중국 칭화대 법률학원 연구생인 장쥔씨는 자신의 중'고교시절을 돌이켜 볼 때 학교 수업 후 따로 과외수업을 받을 시간은 없었다고 했다.
학교 수업과 자율학습을 마친 뒤에는 약간의 휴식 후 곧 잠을 잤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중'고생들이 밤 12시를 넘기며 과외수업을 받는 모습과 차이를 보였다.
"우리학교로 유학 온 한국 학생들은 초기 3,4달 동안 수업시간에 잠을 자더군요. 수업 시간에 왜 잠을 자느냐고 물었더니 낮에 자고 밤에 과외를 받거나 혼자 공부할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복단대 부속고 우 샤오씬 부교감은 한국 학생들의 공부방식은 크게 잘못돼 있다고 지적한다.
열중해야 할 수업시간에 잠을 자고, 마땅히 자야 할 시간에 과외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이 고등학교에는 15명의 한국 유학생이 있다.
"한국 학생들은 정말 공부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별로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학교 수업 중에 책상에 엎드려 불편한 잠을 자고, 밤에 과외수업을 한다는 건 잘못입니다'" 우 부교감은 유학 생활 3,4달이 지나면 한국 학생들도 변한다고 말한다.
수업에 열중하고 밤엔 잠을 잔다는 것이다.
능률이 오르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에도 과외를 받는 학생은 있다.
중'고생의 경우 자신에게 부족한 특정한 1,2개 과목을 주로 개인교수(현직 교사나 대학생 가정교사)를 통해 보충한다.
그러나 과외 수업을 받는 학생은 전체 중'고생의 20%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과외 수업은 초등학생들 사이에 많다.
그러나 초등학생의 과외는 대부분 영어 미술 음악 수영 등 재능개발에 관한 것이 많다.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영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대비하고,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인재로 키우려는 부모의 욕심이 함께 작용한 것이다.
한가지 특징은 학부모들의 영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의 명문학교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수업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관심을 돌리자 학교가 대처한 셈이다.
학교는 이렇게 해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학부모들은 과외비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다.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초등학교의 경우 학기 당 300위안(약 4만 5천원)을 내면 원어민 교사 수업도 1주일에 2시간씩 받을 수 있다.
수업이 없는 토'일요일에는 학교의 빈 교실을 활용해 오전에 영어과외 수업을 받기도 한다.
대도시에 개설된 사설 영어학원의 수강료가 월 400∼500위안, 특별반의 수강료가 10일에 600위안(약 9만원)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다.
중국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는 바탕에는 학교와 교사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있다.
교사들이 수업연구에 열중하고, 교사의 강의를 잘 듣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입시 대비법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각급 학교는 교사들이 교과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평가제도와 성과급제 보너스 등 제도를 갖추고 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학교 수업에 열중하는 이유는 또 있다.
대학교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초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학교가 비평준화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
각 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초등학교만 해도 시중점 학교, 구 중점학교, 일반학교 등 4,5개씩 등급이 나눠져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좋은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것만으로도 과외라는 무거운 짐에서 벗어날 수 있고 명문학교 진학이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조두진기자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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