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 "북한이 핵활동을 중
지하고 국제사찰을 받고 진정한 핵폐기를 하게 되면 얼마나 많은 것이 가능하게 될
지 북한은 놀랄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로 반기문(潘基文) 외
교부장관을 예방, 면담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하고 "지금은 북한이 HEU(고농축우라
늄) 계획을 인정하고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폐기를 하는 방향으로 전략적 결정을 해야 될
때가 됐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이야기를 나눈다면
우리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반 장관은 "지난 2일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기간에 자카르타에서
백남순 북한 외무상을 만나 미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도덕성을 중시하는 원칙을
갖고 있는 만큼 부시 대통령이 대북 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것 등 미국이 하는 얘기
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며 "백 외무상에게 전략적인 결
정을 할 것을 촉구했다"고 소개했다고 배석했던 김은석 북미국 심의관이 전했다.
주한미군 감축 등 한미동맹 재조정과 관련, 반 장관은 "주한미군 1만2천500명을
감축하는 문제가 한국민을 불안하지 않게 하는 편안한 방법으로 이행되기를 희망하
며, 시한이나 규모, 부대성격 등도 한미간에 긴밀히 협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라이스 보좌관은 "최대한 긴밀하게 협의할 필요성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며 "숫자를 줄이는 것이 미국의 대한방위공약의 의지를 줄이는 것은 아니며 한미동
맹은 현대화되고 더 강화되며 기지도 시대에 맞게 업데이트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미국은 한반도에서 위협을 억제하고 동북아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며 "현재 동북아에는 여러 가지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한미, 미일 동맹이 이런 변화를 관리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고(故)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관련, 유가족과 한국민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한국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 방침에 감사의 뜻을 밝힌 뒤 "한국 정부
가 그런 상황을 다루는 태도를 보고 미국은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한국은 이제 활기찬 민주주의와 경제를 가진 나라로서 그런
토대 위에서 미국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한-미)는 아주 멋진 과거 뿐만
아니라 매우 긍정적인 미래를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반 장관은 오는 11월 칠레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에 한미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의했고, 라이스 보좌관도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과 라이스 보좌관 면담에서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얘기
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고 김 심의관은 전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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